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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향기

말씀의 소리와 좋은글을 담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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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세상에 뿌려진 향기 찬란히 빛나리
name 운영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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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께서 활짝 웃으시며 ‘잘 다녀올게요!’라는 인사말과 함께

비행기의 흙먼지 속에서 수단을 떠나신 지도 벌써 2년이나 지났네요.

신부님 돌아오시면 염소 한 마리 잡아서 잔치하기로 했었는데.

신부님 대신 취재진이 찾아오고 신부님을 기리는 영화 한편이 돌아왔습니다.

 

신부님은 여전히 아강그리알에서 ‘웃고’ 계시더군요.

아직도 신부님이 계시지 않는 톤즈에 가면 어디선가

신부님이 불쑥 나타나실 것 같은 그리움에 잠기곤 합니다.

그렇게 메울 수 없는 신부님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크고 깊습니다.

 

수단에 사는 것이 힘겨울 때마다 신부님을 떠올리며 용기를 냅니다.

당신께서 그 많은 가난한 사람들 속에서 더 깊이 가난한 이들을 사랑했음을,

 

여전한 씨족간의 갈등과 보복과 폭력들 속에서

평화를 건설하기 위해 지휘봉을 잡았음을,

 

아파하는 이들이 찾아오길 기다리기보다 찾아가셨음을,

 

그렇게 몸과 마음을 다해 주님이신 예수님을 사랑하셨음을 말이죠.

지금보다 더 힘든 상황에서 신부님은 무엇을 드시고,

어떻게 일을 추진하셨을 지를 헤아리며 다시금 마음을 다져봅니다.

 

아무것도 없었던 수단. 그리고 지금도 아무것도 없는 수단

거칠기로 헤아린다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딩카족들 안에서

사랑을 가르치는 것은 여전히 사막에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도전입니다.

 
하지만 신부님께서 보여주신 ‘실천’의 모범을 따라 나섭니다.

웅크리고 있으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으니 일어서야 함을 말이죠.


‘믿음’과 ‘사랑’과 ‘희망’만이 유일한 힘의 원천인 이곳에서,

‘선교사 한 명이 얼마나 많은 성소를 가져다주는지를 생각하고

용기를 내라’며 기뻐하셨던 신부님.

 

어쩌면 ‘제비’ 한 마리가 이 세상에 봄을 가져다주듯,

신부님께서 이기심으로 얼어붙은 세상을

‘인류애’로 녹이는 열정을 불러오셨음이 틀림없겠지요.

 

그렇게 세상에 사랑과 평화의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조금만 더 착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신부님, 지금 남수단은 오랜 내전의 마침표를 찍는 국민투표 중입니다.

알고 계시죠?

신부님의 기도와 꿈과 희망대로, 수단에 평화가 뿌리내리고

아이들이 기쁘게 학교에 다니며 더 이상 굶주림에

고통 받지 않는 나라로 성장하기를 고대하고 기도합니다.

아니, 어쩌면 이미 그 날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와있는지도 모릅니다.

신부님께서 아낌없이 나누어주신 삶을 통해,

가난한 이들 속에 ‘함께’ 살아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들에게 위로와 힘이 될 수 있음을 배웠기에,

가난한 이들의 고통을 함께 지는 아픔마저도 ‘봉헌’하며 살도록 하겠습니다.

그 봉헌이 이들을 통한 저희들의 몫인 거지요.

신부님, 수단의 밤하늘은 당신이 떠나신 그날처럼 여전히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봉헌하신 수많은 사랑의 땀방울도, 기도도, 노래도,

그 하늘 속에서 함께 빛나고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수단 아강그리알 미션에서 한만삼(하느님의 요한) 신부 올림

 

이태석 신부 선종 1년, 지난 한 해 그를 추모하는 열기는 교회 밖에서부터 더욱 뜨겁게 타올랐다.

이 신부가 직접 쓴 책이나, 다큐멘터리 영화 등은 그의 삶과 신앙을 세상과 이어주는 다리가 됐다.

하지만 단순히 책이나 다큐멘터리 때문에‘쫄리 신부 붐’이 일어난 것만은 아니다.


이 신부의 삶과 신앙은 바쁜 일상, 이기심, 물질주의 등에 치여 밀쳐두었던

비움과 나눔과 사랑의 문을 여는 큰 도구가 됐다.

이 신부의 삶을 통해 알게 된 낮은 자리의 모범을 따르고자 하는

뜻과 행동이 마음과 마음을 타고 흘렀다.

이태석 신부 선종 1주기를 맞아 이번 커버스토리에서는 왜 이 신부에게 관심을 갖게 됐는지,

사제로서 수도자로서 선교사로서 그의 삶과 신앙은 어떠했는지,

그의 삶이 우리에게 남긴 것과 그 모범을 바탕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할 지를 짚어본다.

 

평화신문 : 발행일 2011-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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