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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분향의 의미와 그에 따른 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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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의 의미와 그에 따른 예법

 

 

성찬례에서 분향할 수 있는 곳은 모두 다섯 군데이다.

(1) 입당 행렬 때

(2) 미사를 시작할 때 십자가와 제대에

(3) 복음 행렬과 선포 때

(4) 제대 위에 빵과 성작을 준비한 다음 예물, 십자가, 제대, 사제, 백성에게

(5) 축성된 성체와 성혈을 받들어 보일 때에 분향할 수 있다;

(“로마 미사경본 총지침”, 276항, 이하 항목 번호만 표기).

 

분향은 전례 역사에서 기도, 존경, 봉헌, 정화와 보존 등 다양한 의미를 지녔었는데,

성찬례에서는 분향하는 대상에 따라서 분향의 의미가 달라진다.

 

먼저, 제대와 십자가 그리고 성체께 분향하는 것은 그리스도께 분향하는 것으로서 ‘공경’의 의미를 지닌다(49항).

특히 제대는 이미 초세기부터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것이었다(298항).

제대는 십자가의 희생을 성사적으로 드러내는 표지이며,

제대 주변에 단 하나만 놓아두는 ‘수난하시는 주님의 모습이 있는’ 십자가(308항)는

그 점을 더욱 명확히 드러내므로, 제대에 분향할 때에는 십자가에도 함께 분향하는 것이다.

 

또한 제대는 주님의 식탁으로서 성찬례 전반에 있어 중심이 되고,

직무자들은 제대 곁에서 제대를 섬기며 성찬례를 거행하는 것이므로,

성찬례를 시작하고 마칠 때 그리스도를 상징하는 제대에 인사하고 경의를 표한다(275항).

그 외에 예식이 거행되는 도중에는 따로 제대에 인사하지 않으므로(274항),

제대에 분향할 때에는 분향 전후에 절을 하지 않는다(277항).

한편, 성체께 하는 고유한 절은 무릎 절이므로(274항) 성체께 분향할 때에는

향을 드리기 전후에 절을 하는 대신에 무릎을 꿇은 채로 분향한다(“주교 예절서”, 94항).

사람에게 분향하는 것은 그 품위를 드러내고 존경을 표하는 의미를 지닌다.

사제에게 하는 분향은 그가 받은 성품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것이며,

백성에게 하는 분향은 세례성사 때 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품위를 드러내는 것이다(75항).

반면에, 예물을 진설(陳設)한 다음에 예물에 분향하는 것은 위의 경우와는 달리,

‘공경’이나 ‘존경’이 아니라 ‘봉헌’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9세기경 이 관습이 서방 전례에 도입되면서부터 그러하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예물에 대한 분향이, 속된 것을 ‘정화’하여 악한 것이 범접하지 못하도록

‘보존’한다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였으나, 이미 유다교 식사 예식에서부터

음식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계약의 선물로서 그 자체로 거룩한 것이었다.

그래서 음식을 앞에 두고 인간이 해야 할 일이란 음식을 정화하고 축성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인식하여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찬미하는 것이었다(신명 8,10).

이러한 신학이 주님께서 제정하신 그리스도교의 성찬례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시기를,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히지 않는다.”(마태 15,11)고 하셨으며,

주님께서는 빵과 포도주를 드시고 그것을 정화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찬미기도를 올리셨다(마태 26,26-27; 마르 14,22; 루카 22,19).

바오로 사도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것은 다 좋은 것이므로,

감사히 받기만 하면 거부할 것이 하나도 없다고 했다(1티모 4,4).

그래서 현행 “로마 미사경본 총지침”에는 예물에 대한 분향에서 ‘봉헌’의 의미만을 분명히 강조하였으니,

교회의 예물과 기도가 향이 타오르는 것과 같이 하느님 앞에 올라간다는 것이다(75항).

한편, 제대 위에 진설된 예물은 성변화 이전의 상태이며 따라서 그에 대한 분향이 공경의 의미를 지니지 않으므로,

예물에 분향할 때에는 절을 하지 않는다(277항).

 

분향 동작에 관한 기본 개념

 

분향은 ‘향을 넣는 것’과 ‘향을 드리는 것’의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예전에는 향을 넣을 때에 바치는 기도문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없어져서

사제가 향을 넣을 때에는 아무 말 없이 십자 표시로 향로에 축복할 뿐이다(277항).

향을 드리는 것에는 ‘익투스(ictus)’와 ‘둑투스(ductus)’라는 두 개의 동작이 있다.

익투스란 향로를 높이 들고서 분향하는 대상을 향하여 밀었다가 다시 뒤로 당김으로써

향이 대상을 향하여 분출되게 하는 동작을 말하여,

반면에 둑투스는 익투스 동작을 하다가 향로를 가슴 쪽으로 잡아 당겨서 멈추는 동작을 가리킨다.

 

향을 드리는 방법

 

“로마 미사경본 총지침” 277항에 자세히 명시되어 있으니 그것을 직접 참조하기를 권한다.

여기서는 그 토대가 되는 개념이 잘 드러나도록 정리해 보겠다.

향을 드릴 때에는 기본적으로 서있는 자세로 하며, 분향이 공경의 의미를 지니는 대부분의 경우에는

향을 드리기 전후에 분향하는 대상에 깊은 절을 하는 것이 원칙이다.

향을 드리는 방식은 익투스와 둑투스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래처럼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 대부분의 대상에는 익투스의 횟수에 상관없이 둑투스 세 번으로 향을 드린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 공적으로 공경하도록 전시된 십자가 유해와 주님의 성화상,

제대 위에 진설된 예물, 제대 십자가, 복음집, 파스카 초, 사제와 백성이 여기에 해당된다.

다만, 예물에 분향할 때에는 십자가와 제대보다 먼저 분향하는데, 둑투스 세 번으로 분향할 수도 있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의 방식대로 십자를 세 번 그으면서 분향할 수도 있다.

둘째, 성인과 관련된 대상에는 익투스 횟수에 상관없이 둑투스 두 번으로 향을 드리며,

이는 미사를 시작할 때에만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공적으로 공경하도록 전시된 성인들의 유해와 성화상이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성모상에 분향하려면 둑투스 두 번으로 향을 드린다.

 

셋째, 제대에는 둑투스 없이 익투스를 계속 반복하면서 향을 드린다.

대부분의 본당처럼 제대가 벽에서 떨어져 있고 십자가가 제대 뒤 벽면에 있는 경우에는

제대 주변을 돌면서 익투스를 반복하여 향을 드리다가 십자가 앞을 지날 때에

십자가에 둑투스 세 번으로 향을 드린 뒤 다시 제대에 대한 분향을 계속한다.

제대에 대해 향을 드리기 전후에는 절을 하지 않지만 십자가에 향을 드리기 전후에는

깊은 절을 한다는 점에 유의할 것이다.

제대 뒤 벽이 아니라 제대 위나 옆에 십자가가 있는 경우에는 제대에 앞서 먼저 십자가에 향을 드린다.

위에서 보았듯이 보통 향을 드리는 방법은 익투스의 횟수에 상관없이 둑투스의 횟수만이 지정되어 있는데,

이 경우 무난한 익투스의 횟수를 대충이라도 가늠하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각각의 둑투스에 익투스 한 번만을 적용한다면

향을 드리는 것이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신호철 비오 - 부산 가톨릭 대학교 교수 · 신부. 전례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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