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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교회사 - 사회교리 분야의 대헌장 ( 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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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비오 11세의 「사십주년」과 함께 가톨릭 사회 회칙의 초석을 놓은 문헌이 바로 교황 레오 13세의 「노동헌장」(Rerum Novarum)이다.

문헌의 첫 머리를 따 「레룸 노바룸」(새로운 사태)이라고 불린 이 회칙은 산업혁명 이후 사회발전에 있어서 자유 방임적인 자본주의와 집단주의적 사회주의가 갖는 문제점들을 함께 지적하면서 복음적 시각에 바탕을 둔 대안을 모색한 혁명적인 문헌이다.

특히 「노동헌장」이 제시한 사회적 전망의 예언자적인 면모는 오늘날에 와서 더욱 분명해졌다.

자본주의 체제들은 이미 지난 세기 초에 경제에 대한 국가의 개입과 통제를 강화하면서 노동조합을 합법화했다. 그런가 하면 사회주의 체제들은 최근에 와서 자신들이 반대했던 사유재산제도와 자유시장 경제 원리를 도입하고 경제와 노동조합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축소하고 있다.

그럼으로써 자본주의자들과 사회주의자들은 자신들이 각각 비난하던 「노동헌장」의 노선에 양쪽으로부터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가톨릭의 입장에서 보면 이 문헌이야말로 사회 문제에 대해서 그 이전까지의 자선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가톨릭적 해결이 처음으로 전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 중엽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 혁명은 유럽의 여러 나라로 확산됐다. 산업혁명은 경제구조상의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왔으며 이는 정치적, 사회적 구조에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공업화가 촉진되면서 도시에서는 이른바 「부르주아지」라고 불리는 자본가 계급과 「프롤레타리아트」라는 노동자 계급이 형성됐다.

산업혁명 이후의 사회상은 중세적 경제 질서가 지배적이던 사회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산업혁명이 가져온 많은 사회 문제, 특히 열악한 노동조건과 생활환경, 노동자들의 빈곤 문제가 축적되면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이 격화됐다. 노동자 문제는 그야말로 「새로운 사태」에 속했다.

이에 가톨릭 교회는 이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 어디에서부터 기인했는지 그 원인을 규명하고 어떤 방향으로 이 사회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했다. 특별히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바라보면서 교회는 이들을 어떻게든 도와야 했다.

한편으로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 와중에서 사유재산제도의 폐지와 무신론, 계급투쟁을 통한 혁명을 내세우는 사회주의가 유럽을 휩쓸었다. 이러한 풍조는 가톨릭 교회에 근본적으로 큰 위협으로 다가왔다.


교회는 이러한 사회주의적 주장들을 거부하고 배격하는 가운데, 교회의 정통적인 가르침들에 충실하면서도 노동자들의 비참함을 야기하는 불의한 사회 구조를 개선하고 노동자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특별히 독일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이러한 시도들은 교황 레오 13세의 「노동헌장」 반포에 이르러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게 된다.

회칙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관심은 노동자의 비참한 처지였다. 레오 13세는 무엇보다도 노동자들이 착취당한다는 사실에 주목했고 그 비참한 처지가 소수 자본가들의 생산 수단 독점때문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문헌은 자유 경쟁과 시장의 원리를 신봉하고 경제에 대한 국가 개입이나 입법, 노동조합을 반대한 자유 방임적 자본주의, 사유재산제도를 반대하고 재산의 국유화와 국가의 권력 독점을 주장한 사회주의를 모두 반대했다.

문헌은 나아가 문제의 해결책으로 경제에 대한 국가의 더욱 강력한 개입과 입법, 그리고 노동조합의 육성과 보호를 내세웠다. 또한 노동자와 자본가가 형제적 사랑으로 결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급간의 적대감이 자연적이라는 주장에 대해 교황 레오 13세는 오류라고 지적했다.

부자인 자본가와 가난한 노동자는 모두 함께 교회의 자녀이며 인간으로서의 똑같은 존엄성을 갖고 있다. 교회는 복음의 가르침에 따라 노동 분규를 종식시키거나 완화시킬 수 있다. 또 국가는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 개입해야 하며 특히 가난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문헌은 강조했다.

 
문헌은 이처럼 제도적인 개선의 제안과 함께 궁극적으로 마음의 개혁을 강조했다. 참된 의미의 그리스도교적 윤리가 재건돼야 하며 그 핵심은 바로 사랑이다.

노동헌장은 반포 당시에는 노동자 계층이나 사회주의자들, 자본가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일부 반대파로부터는 반혁명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노동헌장은 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새로운 사태」에 직면해서 뒷걸음질치지 않고 사회 문제, 노동자 문제에 대한 적극적인 지침과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제안했다는 점에서 가톨릭 사회교리 분야의 대헌장이라고 할 만하다.

교황 비오 11세는 그런 의미에서 이 문헌이 모든 그리스도교적 사회활동의 기초가 되는 대헌장이라고 불렀고, 요한 23세 교황은 새로운 사회와 경제 질서의 대헌장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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