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은 연옥을 믿지 않고,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므로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없다.

만약 그들이 연옥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러한 교리를 믿는다면,

우리 천주교 신자들을 질투하거나 훼방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프로테스탄트에서 존경을 받는 부인이 있었는데, 그녀의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긴 그녀는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하여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가 없었지만,

서로 친하게 지내던 천주교 신자 부인 집에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 우울함이 없어지게 되었다.

그때 마침 그 천주교 신자 부인의 사랑스러운 아들이 병으로 죽게 되었다.

그러나 한 노사제(老司祭)가 그 부인의 집으로 와서 아들이 선종할 수 있도록 도와 주고,

그 어머니를 위로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죽음이 당신 아들을 빼앗아 갔지만, 그렇다고 결코 아들과의 관계가 끊어진 것은 아닙니다.

당신 모자(母子)가 서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결합된다면,

이 아이도 당신의 슬퍼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느낄 것입니다.

우리는 이 아이를 위해 기도합니다.

나는 당신의 아들이 머지않아 천당에 들어갈 것이며,

하느님 대전에서 결코 당신을 인지 않고 당신을 위해 강복하고 보호해 주시도록

하느님께 기도할 것으로 믿습니다."

곁에서 근심과 고통이 가득한 마음으로 이를 보고 듣고 있던 프로테스탄트 부인은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조용히 탄식하다가 끝내 참지 못하고 큰소리로 말하였다.

"당신 아들은 당신을 위해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말을 마치자마자 천주교 신자 부인을 팔로 꼭 감싸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친구여,

 당신은 이처럼 우울함과 고통 속에서도 위안을 얻을 수 있으니 정말로 행복한 사람입니다.

 아이는 비록 세상을 떠났지만,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사랑으로 결합되어 있으며,

 당신은 계속 그의 좋은 어머니로 남아 있는 것입니다.

 당신의 애정으로 그를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은 진실로 근심을 없애 주는 큰 위안이 됩니다.

 나는 고통과 근심에 잠긴 사람입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허탈한 마음으로 바라만 보고 있으며, 조금도 위안을 얻을 수 었습니다.

 내가 믿는 교리는 내 마음에서 떠나가 버려 위안을 받을 수 없으며 조금도 고통에 위안이 되지도 못합니다.

 천주교는 실로 나의 마음을 바꾸게 해주었습니다."

감탄의 말을 마친 그 부인은 일어나 나갔고, 얼마 뒤에는 천주교로 개종하여 열심한 신자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