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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24-예수 성심의 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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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성심의 궤적

 

 

고독한 생애를 살았던 풍운아 예수! 로마제국 식민지인 약소국 이스라엘의 조그마한 마을에서 태어난 한 사나이. 목수 아들로서 서른 살이 될 때까지 평범하게 지내다가 집도 절도 없이 지방을 떠도는 설교자로 3년을 지냈다. 한 권의 책도 남기지 않았고 가정을 이룬 적도 없었고 사회적 지위나 명예도 없었고 이력서에 적어넣을 만한 경력 하나 없고 내어 놓을 수 있는 것은 단지 그의 한 몸뿐이었다. 알몸뚱이 하나.
얼마 가지 않아 세상은 그를 적대시하기 시작했고 친구들은 다 도망쳐 버렸다. 그중 하나는 그를 배반하였고 그는 적의 손에 넘겨져 형식적 재판에 끌려 나가게 된다.
그는 십자가에 못 박혔고 두 명의 강도 사이에 세워졌다. 죽음 직전에 지상에서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재산이었던 몸에 두른 통옷마저 제비뽑기로 빼앗기고 그렇게 죽어 갔다. 그 시체는 내려졌고 그나마 빌린 무덤에 눕혀졌다.

그로부터 2000년이 지난 오늘날 그는 인류의 중심이다. 일찍이 세상을 지배했던 모든 왕들과 불세출의 영웅들 사람들 생각을 지배한 학자들과 천재들을 통틀어 한데 모은다 하더라도 인류의 생활에 끼친 영향력에 있어서는 그 고독한 생애(生涯)에 도저히 미치지 못할 것이다.
예수(객관적 진술을 위해 존칭생략!)가 이토록 인류를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 첫째 이유는 예수의 남다른 사랑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예수의 사랑을 감동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그의 연민(com
assion)이다.

예수의 공적 활동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예수는 모든 도시와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가시는 곳마다 회당에서 가르치시고 하늘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셨다. 그리고 병자와 허약한 사람들을 모두 고쳐 주셨다 (마태 9 35).
이처럼 예수는 가르침 과 행함 으로 구원 활동을 펼치셨다. 필요하다면 기적도 불사하셨다. 하지만 예수는 당신을 과시(誇示)하려고 기적을 행한 게 아니었다. 그러기에 예수는 형제들이 당신의 능력을 세상에 마음껏 과시하시오 라는 부탁을 했을 때나(요한 7 3-5 참조) 하늘에서 불을 내려 사마리아를 태워 버리자 고 제자들이 요청했을 때(루가 9 51-56 참조) 그리고 바리사이의 기적 요구(마르 8 11-13 참조)에도 그는 분명히 거절했다.

예수는 세상 구원을 위해 꼭 필요할 때만 기적을 행하셨다. 예수가 기적을 행하도록 움직인 것은 무엇보다도 그의 측은히 여기는 마음 곧 연민이었다. 예수는 연민이 많았다. 연민 자비 동정 이런 말들은 실상 예수를 움직이고 있던 감정들을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약하다. 이를 표현하는 히브리어의 단어 라함 은 본래 애(창자 내장 심장)를 뜻한다. 말하자면 강한 감정의 근원으로서 인간 내부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복음서에 있는 예수가 측은히 여겼다 는 류의 표현은 바로 인간의 애간장 에서 일어나는 반응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이는 그야말로 충심에서 우러나는 공감이요 착한 마음에서 솟아나는 연민이다.
이 연민 이 병자들과 고통당하는 이들을 위로하시며 병을 고쳐 주시고 그들 죄를 용서하시도록 예수를 내몰았던 것이다. 이 연민으로 나인 고을에서 그 과부를 보시고 측은한 마음이 드시어 울지 마라 하고 위로 (루가 7 13)하시며 죽은 아들을 다시 일으켜주시고 죽음의 형벌이라고 불리며 격리된 나병환자(마르 1 41)들과도 거리낌없이 마주하셨다.

이렇듯이 예수의 삶은 한마디로 연민 곧 사랑의 삶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예수는 늘 사랑을 가르치셨다.

 -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사랑하여라. 이것이 가장 크고 첫째가는 계명이고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여라 한 둘째 계명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마태 22 37-39).
 - 원수를 사랑하고 너희를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마태 5 44).
 -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요한 13 34).
 그리고 예수는 사랑 그 자체를 사셨다. 예수의 삶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몸소 실천한 삶이기도 했다. 그분은 특별히 가난하고 소외되고 작은 사람들을 아껴 주었다. 약자 병자 천한 사람들로 따돌려져 멸시받던 사람에게 다가가 영육을 돌보아주었다. 단순히 육적 병만을 고쳐 준 것이 아니라 죄에 찌든 이들을 용서하시며 새로운 삶을 살도록 마음의 변화를 일으켜 주었다.

 끝내는 벗을 위하여 제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요한 15 13)고 하신 당신의 가르침대로 목숨을 바쳐 그 사랑을 주셨다.

 이렇게 예수 성심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묵상에 잠기게 된다. 언젠가 적어뒀던 묵상의 한 소절을 소개해 본다.

 당신은 아십니까?/ 무엇이 예수를 그 모진 삶의 행로로 내몰았는지?/ 무엇이 예수를 시기하는 자와 자신을 제거하려는 자들이 우글거리는 죽음의 소굴로 들어가게 했는지?
 //당신은 아십니까?/ 그것은 사랑으로 끓는 예수님의 가슴이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일컬어 예수 성심 이라 합니다.

 //거기서 죄인들을 향한 당신의 연민 측은지심 이 흘러나왔습니다./ 거기서 성전 상인들을 향해 회초리를 휘두른 분노의 열정이 흘러나왔습니다./ 거기서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을 향한 촌철살인의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거기서 억울하고 억울한 십자가형을 받아들이는 순종의 결단이 내려졌습니다./ 거기서 당신을 못박는 자들을 위한 용서의 기도가 발설되었습니다. ……
 //당신이 그 성심의 속내를 헤아릴 수 있다면…/ 당신이 그 성심의 슬픔과 눈물을 볼 수 있다면…/ 당신이 그 성심의 뜨거움을 느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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