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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악마도 성경 인용할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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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도 성경 인용할 줄 안다

    악마는 교묘하다. 뿔과 꼬리가 달려 누구나 알아챌 수 있는 악마는 동화책에나 나온다. 악마가 그런 기괴한 몰골로 나타나 유혹하면 거기에 넘어갈 바보는 없다. 악마는 우리 ‘문 앞에 도사리고 앉아’(창세 4,7) 기회를 엿보다 틈이 보이면 비집고 들어온다. 때로는 ‘빛의 천사’(2코린 11,14)로 위장하고 다가온다. 성경학자 뺨치는 실력으로 하느님 말씀을 들먹이면서 부와 권력, 명예를 약속한다.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에서 악덕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은 자신이 쌓은 부는 신의 축복이라며 야곱이 부자가 된 이야기(창세 30)를 늘어놓는다. 그러자 안토니오는 “악마도 제 목적을 위해서 성경을 인용할 줄 안다”고 반박한다. 악마는 광야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유혹할 때도 성경을 인용했다. 악마는 예수를 거룩한 도성 꼭대기에 데리고 가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라고 말했다. 그때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시편 91,11-12)라는 성구로 예수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악마의 유혹은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유혹은 본질적으로 도덕적인 외양을 띠고 있다. 유혹은 우리를 노골적으로 악으로 초대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너무 서툰 짓일 것이다.”(「나자렛 예수」)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도 재미있는 전승으로 악마의 은밀한 공격성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300명의 수도승이 구도하던 어느 수도원에서 수도승들은 악마의 침입을 막아 보려고 아침에는 흰 말, 낯에는 붉은 말, 저녁에는 검은 말을 타고 번(番)을 돌았더니, 그 악마는 대수도원장의 모습으로 들어오더라.”(「영혼의 자서전」) 구약 전통에서 악마는 하느님과 대적하는 악한 영, ‘사탄’으로 불린다. 사탄은 ‘방해하다’, ‘반대하다’라는 히브리어다. 악마의 속셈은 분명하다. 인간을 하느님에게서 떼어놓고, 자신이 그분의 권세와 영광을 차지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얼굴과 수법은 다양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공동체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을 악한 영이라고 본다. “뒷담화만 안 해도 성인이 된다”는 유행어는 이러한 인식의 가벼운 표현이다. “분열은 악마가 교회를 내부에서 파괴하려고 손에 쥐고 있는 무기이다. 악마는 두 종류의 무기를 갖고 있다. 분열과 돈이다. 악마는 주머니로 들어와서 혀를 통해, 분열하는 험담을 통해 교회를 파괴한다.”(2016년 신임 주교 세미나 연설) 교황은 10월 묵주기도성월에 “교회 공동체를 분열시키려는 악마의 공격으로부터 교회를 보호해 달라는” 지향으로 묵주기도를 바칠 것을 그리스도인들에게 긴급히 요청했다. 이 요청은 최근 교회를 곤혹스럽게 하는 성직자 성추문 사태와 관련이 있다. 교황은 이 사태에 대해 누구보다 무겁게 공동체적 책임을 통감해야 할 고위 성직자 몇 명이 교회 분열을 조장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다니는 데 대해 통탄하고 있다. 교황은 이들을 “추문을 만들려고 트집을 잡는 듯이 보이는 거대한 고발자”라고 비판했다. 또 “우리가 비난하고, 저주하고, 다른 이들에게 해를 입히려고 하면 파괴자가 되고, 자비를 결코 살아본 적이 없는 거대한 고발자(사탄)의 논리에 빠지게 된다”며 이에 대항하는 두 가지 힘을 거론했다. 하나는 기도다. 다른 하나는 세상의 정신과 다른 십자가의 어리석음을 따르는 것이다. 교황은 “묵주기도는 제 인생을 동반했던 기도이며, 단순한 사람들과 성인들의 기도입니다… 성모님은 우리의 길을 알려주시는 어머니이십니다”라고 트위터를 통해 고백한 바 있다. 교황의 이 요청을 듣고 나온 국제기도 네트워크 사도직 대표 프레데릭 포르노스 신부는 바티칸 뉴스 인터뷰에서 “악은 유혹자이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와 생각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지만, 천천히 분열과 거짓 등 악한 의지로 사람을 이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힘든 시기에 성모의 도우심을 청하자는 것이 교황의 뜻이라고 전했다. 교황은 묵주기도 끝에 마리아와 미카엘 대천사에게 드리는 전통적 기도(1면 기도문 참조)를 바쳐 달라고 당부했다고 포르노스 신부는 덧붙였다. -『가톨릭평화신문 기자 김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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