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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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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27- 무엇을 가르치셨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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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우리 삶을 불행하게 만드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고정관념이다.

고정관념은 자아의 성장을 멈추게 해버린다. 사물이나 사람이나 어떤 사상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갖게 되면 더 발전할 수가 없다.

 고정관념은 대인관계를 권태롭게 만든다. 누군가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갖게 되면 건강한 긴장과 기대감을 잃게 된다.

 영성생활에서 고정관념은 위험하기까지 하다. 하느님에 대해서 고정관념을 갖는 것은 우상숭배로까지 볼 수 있다. 우상을 하느님에게 틀 지우는 것을 의미한다(출애 20,4)고 알아들을 때, 틀이 없는 하느님을 틀 속에 가두는 것이 바로 고정관념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에 대해서도 우리는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한다. 예수님을 운동가니 사상가니, 현자니 경륜가니 하는 틀 속에 집어넣어서는 안 된다. 또 우익이니 좌익이니 하는 노선에 집어넣어서도 안 된다. 예수님을 이데올로기의 시녀가 되게 해서도 안 된다.

 예수님을 온전하게 이해하려면 고정관념으로부터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예수님 가르침을 알아듣는 데도 우리에게는 개방된 안목이 필요하다. 자신이 원하는 노선의 사상에 예수님을 꿰맞춰서는 안 된다. 있는 그대로의 예수님 가르침에 마음을 열어야 한다.

 예수님 가르침의 요지는 무엇이었을까? 예수님께서는 당시 사람들의 관심사를 두루 아우르는 명쾌한 처방을 주셨다. 예수님 가르침의 스펙트럼은 무한대로 열려 있다. 그 가운데 우리는 율법의 근본정신, 참된 행복의 길, 삶의 지혜, 영생의 길 등 삶의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가르침을 중요한 것으로 꼽을 수 있을 따름이다.

 첫째, 예수님은 율법의 근본정신에 대해서 가르치셨다. 예수님께도 바리사이에게와 마찬가지로 모세의 권위는 의심할 여지가 없는 사실이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지하거나 무효를 선언하려 하지 않았고 오히려 완성하고자 하셨다. "천지가 없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율법은 일 점 일 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마태 5,18).

 '율법'뿐 아니라 모든 '예언서'의 골자를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고 요약하신 이가 예수님이다(마태 22,36-40).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이루신 율법 교육의 혁신(革新)을 보게 된다. 본래 유다인은 613개 조항의 율법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들은 이를테면 십계명의 세부 조항들이었다. 그래서 일반 백성들이 일일이 알기가 어려웠다. 그들에게는 십계명을 지키는 것만 강조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예수님께서는 이것도 복잡하니까 사랑의 이중 계명(二重誡命), 나아가 오직 하나 '사랑'으로 압축해 주신다. 복잡하게 많이 알 것 없다는 것이다. 중요한 골자를 확실히 잡고 그것에만 충실해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결국 그 하나로 다 통한다는 것이다. 이를 일컬어 우리는 요체 교육(要諦敎育)이라 한다. 기억할 것은 613 → 10 → 2 → 1이다.

 둘째, 예수님은 참된 행복의 길을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이 행복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아셨다. 저마다 행복의 '파랑새'를 찾아 헤매고 있음을 보셨다. 행복의 파랑새를 피상적, 말초적, 세상적인 것에서 찾고 있는 것이 불행의 원인이라고 보셨다. 또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사실 뒤집어 놓고 보면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역설(逆說)을 꿰뚫어보셨다. 그래서 여덟 가지 행복을 선언하셨다(마태 5,3-10).

 그냥 건성으로 읽으면 이 행복 선언은 마치 말장난인 듯이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알아들을 귀와 보는 눈이 있는 사람은 천하의 명언(名言)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참 행복은 자신이 처해 있는 삶의 조건에 있지 않고 마음가짐과 삶의 태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셋째, 삶의 지혜 곧 처세 원리를 가르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지혜롭게 사는 것인지를 가르쳐 주셨다. 성공의 비결(秘訣)을 제시하신 것이다. 대표적으로 몇가지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좁은 문으로 들어가거라"(마태 7,13): 이 말씀은 천국에 이르는 길을 제시하는 영성적 권고인 동시에 세상을 성공적으로 사는 비결이기도 하다. '인생 역전'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면 궁극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외길을 가는 사람들, 어려운 길을 가는 사람들이다.

 - "자기 목숨을 얻으려는 사람은 잃을 것이며 나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얻을 것이다"(마태 10,39):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 싸우는 병사들을 독려하면서 "살려고 하는 자는 죽고, 죽기를 각오하면 산다(生則死, 死則生)"고 호령했다. 실제로 그 말은 현실이 됐다. 그런 비장함으로 전쟁에 임했기에 임진왜란을 극복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살려고 아등바등 세상 복락을 위해 이기적으로 처신하는 사람은 결국 신뢰와 신용을 잃는다. 궁지에 처할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그러나 희생할 줄 아는 사람은 환란이 닥칠 때 주위의 손길이 도와준다. 영성적으로 말하면 하느님이 일으켜주신다.

 -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7,12).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주신 메시지 중에 그 교훈의 가치가 황금처럼 귀해서 황금률(黃金律)이라고 불리는 구절이다. 공자께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 "스스로 하기를 원치 않는 것을 남에게 시키지 마라(己所不慾勿施於人)." 링컨은 노예 해방을 위한 남북전쟁을 이끌면서 "나는 노예가 되기 싫다. 그러므로 나는 노예를 부리기도 싫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전부 예수님 말씀과 통하는 말이다.

 남에게는 까다롭게 별것을 다 요구하면서도 자기 자신에게는 관대하기에 불만, 불화, 불의가 생긴다. 내가 남에게 요구하는 것을 내가 먼저 해주면 모든 문제들이 해결된다. 결국 내가 기대하던 것들이 상대방에게서 되돌아온다. 나도 선을 행하고 상대방도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니 이것이야말로 상생(相生)의 생활 철학이라 아니할 수 없다.

 내친 김에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해줄 때에는 마음을 곱배기로 써서 행하라고 말씀하신다.  "누가 억지로 오 리를 가자고 하거든 십 리를 같이 가주어라"(마태 5,41).

 - "너희 사이에서 누구든지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마르 10,43-44). 희생심과 봉사 정신이 있으면 반드시 주변의 인정을 받고 그에 합당한 자리를 얻게 된다. 우리 경험을 보건대 이것은 사실이다. 위만 바라보고 아랫사람을 섬길 줄 모르는 사람은 일시적으로는 통할지 모르지만 길게 보면 자리에 오래 머물 수 없다. 특히 직위 중심에서 역할 중심으로 인사정책이 바뀌어 가고 있는 요즈음에는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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