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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32-하늘의 영능 카리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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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영감에 귀 기울여라
 
 
프랑스 드골 대통령이 케네디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케네디 대통령,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큰 권세를 쥐고 있다. 당신 손에 있는 권세로 세계 역사와 운명이 좌우된다. 당신은 노련한 전문가인 수많은 보좌관을 데리고 있다. 만일 문제가 생기면 그 많은 보좌관이 제각기 자기의 전문적 지식을 당신에게 말할 것이고, 당신은 이 사람 저 사람 말에 다 귀를 기울이면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게 된다. 당신은 당신을 보좌하고 있는 사람들 말을 모두 다 경청해야 한다. 그러나 판단을 내려야 할 때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하느님 앞에 묵상하고 가슴 속에서 울려나오는 음성을 들어라."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이 조언을 자신을 위한 등불로 받아들인다면, 우리나라 정치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꼭 붙어야 할 단서가 있다. '하느님 앞에' 앉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혼자' 앉는 시간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혼자' 앉아서 궁리해낸 정책구상은 인간 지혜에 지나지 않지만 '하느님 앞에' 앉아서 얻어낸 판단은 하늘이 준 영험한 경륜이 되기 때문이다.

 취임 초기에 노무현 대통령에게 김수환 추기경이 다시 신앙생활을 하라고 권고했다고 들었다. 필시 이 권고는 한 사람의 '쉬는신자' 노무현에게 한 권고가 아니라 국사(國事)를 책임 지고 있는 '대통령' 노무현에게 한 권고였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추기경 충언은 그대로 드골 대통령의 조언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백성의 소리를 듣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하늘의 소리를 경청하는 것이다. 부디 노무현 대통령이 위기의 시대에 국기(國紀)를 확립했던 이스라엘 국부(國父) 사무엘의 권고에 귀를 기울여 주셨으면 한다. "나도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리라. 기도하지 않는 죄를 야훼께 짓는 일은 결코 없으리라"(1사무 12,23).

 우리는 노무현 대통령이 다시 '하느님 앞에' 무릎을 꿇는 믿음을 회복하도록 기도해 줘야 한다.

 중요한 판단을 내릴 때 전문가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수학적이고 논리 정연하고 사회학적이며 통계적인 것들을 내놓는다. 이 모든 것을 무시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최종 판단을 내릴 때는 성령의 영감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어떤 사안이건 묵상하고 기도하는 중에 우리 영이 하느님 지혜와 하느님 지식과 하느님 판단을 얻어서 행하게 되면, 그것이 최선의 결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를 믿는 것이 우리 믿음이다.  

 성령께서 신앙인에게 주시는 영능(靈能)을 카리스마(charisma)라고 한다. 대표적 카리스마로서 전통적으로 '성령칠은'을 꼽는다. '성령칠은'이란 이사야서 11장 2~3절에 나오는 슬기ㆍ통달ㆍ의견ㆍ지식ㆍ굳셈ㆍ효경ㆍ두려워함 등을 일컫는다. 그런데 이들은 실제 내용에 있어서 고린토 1서에 제시된 아홉가지 은사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잠깐 이들 9가지 은사에 대해서 알아보자.

 ─ 지혜의 말씀 은사: 이 은사는 상황 속에서 하느님 뜻을 잘 알아듣게 한다. 특히 위기에서 최선의 판단을 하게 한다. 솔로몬의 재판(1열왕 3,16-28 참조), 세금 문제에 관한 예수님의 답변(마태 22,21 참조) 등에서처럼 개인 혹은 단체들의 어려움이나 문제점에 대해서 실천적 해결점을 제시해 주는 은사이다.

 ─ 지식의 말씀 은사: 신앙 진리를 가르치거나 설명할 때 영감을 받아 명확하고 설득력 있게 말하게 하는 은사다(사도 2~3장 참조). 듣는 이의 수준을 고려해 설득력 있는 말씀을 전하게 하고, 성경을 잘 알아듣게 하고 진리를 깨닫게 한다.

 ─ 믿음 은사: 어떤 일이나 기도가 꼭 이뤄질 것이라는 내적 확신(출애 14,21~22 참조)을 말한다. 특히 전혀 희망이 없을 때에 가치와 능력을 드러내는 은사다. 이 은사는 우리가 확신을 갖고 기도하고 행동하도록 해주며 중재기도, 치유기도, 기적 등 밑거름이 되게 해준다.

 ─ 치유 은사: 이는 이웃의 질병이나 심리적ㆍ영성적 문제를 치유하는 능력,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마귀를 쫓아낼 수 있는 능력(사도 3,6~7; 9,34 참조)을 말한다. 영적 문제를 치유하는 고해성사와 영적 치유기도, 마음의 상처나 기억의 상처를 치유하는 상담과 내적 치유기도, 그리고 병을 치유하는 외적 치유기도, 또한 마귀를 쫓아내는 구마기도를 통해 이 은사를 발휘할 수 있다.

 ─ 기적 은사: 하느님 영광과 인간 유익을 위해 하느님 뜻에 따라 기적을 행하게 한다. '중대한 병의 치유' 같은 물리적 기적과 믿음과 정신의 '완전한 변화' 같은 윤리적 기적 등이 있다.

 ─ 예언 은사: '말씀의 은사'라고도 하며, 하느님이 어떤 개인이나 단체 또는 공동체에 전하려는 말씀을 받아 전할 수 있는 능력을 일컫는다. 예언은 사람들을 영성적으로 깨우쳐 주고 잘못을 회개하게 하고 방향과 지침을 제공한다.

 ─ 식별 은사: 생각, 활동, 사건, 은사의 원인과 근원이 성령의 힘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의 힘인지를 구분하는 능력을 말한다. 영의 식별은 개인 뜻을 하느님 뜻에 일치하게 해주고 평화를 지켜주며, 영적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게 한다.

 ─ 이상한 언어와 해석의 은사: 이는 영적 깨달음을 이상한 언어로 말하는 은사와 이상한 언어를 듣고 자국어로 해석해 주는 은사를 가리킨다. 이상한 언어의 은사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 주며 다른 은사들을 유발한다. 또한 믿지 않는 이에게 하느님 능력을 보여주는 표지가 된다.

 이냐시오 드 라타꾸이 대주교는 오늘에 역사(役事)하는 성령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성령이 아니 계시면 하느님은 멀리 계시고, 그리스도는 과거 인물에 불과하고, 복음은 죽은 문자에 불과하고, 교회는 한낱 조직에 불과하고… 전례는 한낱 과거의 회상일 뿐이고 그리스도교인 행위는 노예들의 윤리에 불과하다."

 성령께서는 오늘 우리 안에서 우리를 도우신다.

 "여러분 안에 계셔서 여러분에게 당신의 뜻에 맞는 일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일으켜 주시고 그 일을 할 힘을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필립 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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