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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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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 35- '참 교회'는 주장이 아니라 부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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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치, 거룩, 보편, 사도적 교회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열심한 개신교 신자들이 가톨릭교회에 대해 비판하거나 공격해오는 경우를 종종 본다.

"가톨릭교회는 '성경'에서 벗어난 '전통'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교회 정통(正統)을 계승하지 못했다. 오히려 교회 정통성은 성경에 충실한 개신교가 간직하고 있다." 프로테스탄트 일반 교파들이 대체로 이런 관점을 취하고 있다.

"가톨릭교회는 '마리아'를 숭배하고, '교황'을 신격화(神格化)하며, 제사를 인정하는 등 우상숭배에 빠져 있다. 고로 사탄의 꼭두각시다."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등 일부 공격 성향의 교파들이 이런 주장을 한다.

 "가톨릭교회에는 '구원'이 없다. '선행' 또는 '공로'를 통해 구원을 얻는다고 주장하고 '믿음'을 등한시하기 때문이다. 구원은 '오직' 믿음을 통해서만 주어진다. 따라서 가톨릭신자는 반드시 개신교로 개종해야 구원받을 수 있다." 이는 소위 개신교 근본주의자들(fundamentalist) 목소리이다.

 다행스럽게도 근래에 종교간 대화와 교회 일치 운동 바람이 불면서 일부 의식 있는 종교 또는 종파 지도자들 사이에 대화 움직임이 일고 있기도 하다.

 이들 두 가지 상반된 움직임, 즉 적대적(敵對的) 트집과 우호적(友好的) 일치 운동(ecumenicalism) 사이에 오늘 주제 '가톨릭교회'가 놓여 있다. 이 주제를 취급하면서 우리가 선택해야 할 물음은 분명하다.

 "과연 누가 옳으냐, 가톨릭교회가 참된 교회냐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참된 교회냐?" 이런 물음을 던져서는 안 되겠다. 부질없는 싸움만 조장하는 어리석은 물음이기 때문이다.

 "수님께서 원하신 교회는 정녕 어떤 모습이냐, 오늘날 우리 교회가 갈 길은 어떤 길이냐?" 이런 물음을 던져야 하겠다. 교회 쇄신을 기약해 주는 물음이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는 스스로 '참 교회'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신경에서 우리는 하나요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라고 고백한다. 이 교회는 베드로의 후계자와 그와 일치하는 주교들이 다스리는 가톨릭교회 안에 존속한다"(교회헌장 8항).

 주목할 것은 트리엔트공의회가 교회는 오직 로마 가톨릭교회'이다(esse)'라고 선언했던 것을 이 교회헌장에서 교회는 로마 가톨릭교회 안에 '존속한다(subsistit in)'고 수정함으로써 다른 교회도 교회일 수 있음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타교파에 대한 존중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이뤄낸 위대한 업적이다. "이 조직―가톨릭교회―밖에서도 성화와 진리의 요소가 많이 발견되며, 이 요소들은 본래 그리스도의 교회에 고유한 은혜로서 공번된 일치를 촉구하는 것이다"(교회헌장 8항).

 그러므로 오늘날 가톨릭교회는 자신만 참 교회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예수님이 원했던 모습을 간직하려고 노력하는 교회들에 참 교회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고 있다.

 참 교회가 되려면 적어도 다음 네 가지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첫째, '일치'(=하나 됨)를 지향하는 교회가 참 교회이다. 교회가 '하나'라는 것은 교회가 '한 분 하느님'과 '한 분의 중재자 나자렛 예수'(1디모 2,5 참조)에 기인한다는 뜻에서다.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모시는 모든 교파들은 서로 다른 '남'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많은 그리스도교 종파와 가톨릭 의 불일치는 한편으로는 다양성과 풍요를 드러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분열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부(敎父) 오리게네스 호소에 귀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죄가 있는 곳에는 다수가 있고, 이교가 있고, 이단이 있고, 갈등이 있습니다. 덕이 있는 곳에 일치가 있고 모든 믿는 이들이 한몸, 한마음을 이루는 일치가 있습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817항).

 둘째, '거룩한' 교회가 참 교회이다. 교회는 정말 거룩한가? 분명한 것은, 하느님 홀로 거룩하시다는 것이다. 교회가 거룩함을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그 교회 설립자요 기초이신 하느님이 거룩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가 교회를 거룩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예수께서 교회를 "사랑하셔서… 교회를 거룩하게 하시려고 당신 몸을 바치셨기"(에페 5,25-26) 때문이다. 교회의 거룩함도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것이다. 그리스도에 힘입어 교회는 스스로를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교회헌장 12항)이라 부르고 그 구성원들을 '성도(聖徒)'(사도 9,13)라고 부른다.

 역설이 되겠으나 스스로 거룩하고 세상을 거룩하게 해야 하는 이 사명 때문에 교회는 '죄인들의' 교회가 돼야 한다. 곧 교회가 자신의 품 안에 죄인들을 품어야 한다. 교회는 죄인들을 품으면서 스스로 죄에 물들지 않도록 회개, 정화, 쇄신의 길을 가야 한다.

 셋째, '보편적' 교회가 참 교회이다. 보편적 곧 가톨릭(catholic)이라는 말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지역, 민족, 이데올로기를 두루 아우를 수 있을 만큼 포용력이 있다는 말이다. 교회가 스스로 '보편되다'고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그리스도께서 '모든 사람', '모든 백성'에게 교회를 파견하셨다는 사실에 있다.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라"(마태 28,19).

 넷째, '사도적' 교회가 참 교회이다. 사도적(使徒的)이라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알아들을 수 있다.

 먼저, 이는 교회가 '파견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사도'(그리스말  apostolos)는 '파견받은 자'를 의미한다. 파견은 교회 본질이다. 파견은 어떤 '사명 수행'을 위해 보냄받았다는 것을 말한다. 다음으로 '사도적'이라는 것은 '사도로부터 이어 왔다'는 것을 나타낸다. 교회는 사도들 기초 위에 세워졌고, 그 기초 위에서 살아간다(에페 2,20). 교회는 사도들의 증거와 가르침 위에 세워졌기에 사도적 교회이다.

 종합하건대, 참 교회는 주장이 아니라 부르심이다. 어떤 교회든지 이 중에서 못 갖추거나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 채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게을리하면 참 교회라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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