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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 41- 신앙 생활의 도우미, 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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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사를 더 풍요롭게 하는 준성사
 
 
추석 때 잠시 한나절 집에서 빈둥거리면서 쉴 수 있었다. 편하게 소파에 몸을 기대고 케이블 TV 채널을 돌리다가 세 군데에서 동시에 '달마도'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달마도가 신령한 기운을 담고 있어서 수맥차단, 악귀 추방, 교통사고 예방, 명상 촉진, 소원 성취, 건강 증진 등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는 식의 홍보였다. 이들은 10만원 대를 호가하는 다양한 모델과 크기를 구비하고서 쉬지 않고 선전한다. 심지어 금박 달마도 카드까지 제공한다.

케이블 방송사 세 곳에서 영업을 한다는 사실은 그 만큼 수익성이 있다는 얘긴데 고객들은 과연 어떤 사람들일까 궁금했다. 불교 신자야 당연히 가장 중요한 고객이었을 터이고 비종교인들 내지 무속인들도 혹하지 않았을까 짐작이 됐다. 그 가운데 천주교 신자는 없기만을 바랬다.

차제에 '달마도'의 성격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달마도는 불교의 신앙 보조물이요 홍보물이면서 동시에 일종의 뉴에이지(=신흥 영성) 상품에 속한다. 종교성을 전면에 부각시키지 않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해서 상업적으로 보급하기 때문이다. 뉴에이지는 모든 종교인을 대상으로 '영성'(=어떤 형식이든지 상관 없는 영적 생활)을 내세운다. 그러면서 뉴에이지는 비그리스도교에서 나온 것이면 무엇이건 빌려다가 평화, 행복, 잠재능력 계발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 뉴에이지는 이러한 류의 것들을 대중상품화해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데는 이골이 나 있다.  

 이처럼 상징물은 뉴에이지가 활용하는 자기계발 도구이며 홍보 수단이다. 뉴에이지가 상징물을 이용하는 대표적 예로 피라미드, 히란야(=육각형 도형), 수정, 오각형(사탄의 다섯 점 별), 삼각형(이집트의 삼신),  원안의 점(최상의 존재 루시퍼), 모든 것을 보는 눈(우주적 지성과 연결 창구), 유니콘(신비한 힘을 지닌 뿔 달린 말), 켄타로스(반인반마), 용 혹은 뱀(힘과 능력), 이집트의 앵크 십자가(그리스도의 십자가에 대한 대안), 원(윤회), 부적 등을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뉴에이지가 활용하는 상징물은 수 없이 많다. 그들은 이런 상징물들이 잠재능력 계발, 영계와 소통 등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들이 체험한다는 신통한 효과는 그들이 지향하는 목표로 보아 악령의 개입과 관련이 있을 개연성이 높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에 크게 방해가 되는 것들이다. 바로 이것이 이들 상징물에 은폐된 저의이기도 한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레지오 마리애 교본은 반그리스도교의 문화를 유포하는 뉴에이지 상징물에 대해 다음과 같이 문화적 대안을 제시한다.

 "레지오 단원들은 교회가 공인한 '성의'(聖衣, 스카플라), '메달', '배지'를 활용하는 일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성물들을 보급하고 그 신심을 널리 전파하면 은총의 수로가 뚫리게 되며, 이 수로를 통해서―이미 숱한 예가 보여주듯이―하느님께서는 풍성한 은총을 내려 주신다. 이것이 바로 하느님 뜻이다. 특히 레지오 단원들은 성모님의 옷인 '갈색 성의(Brown Scapular)'를 소중히 여겨야 한다. (…) 또 레지오 단원들은 신자들로 하여금 가정에 십자가와 성상을 모시고, 벽에는 성구(聖句)와 성화를 걸고, 성수를 준비하고, 기도로써 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축성된 묵주를 마련하라고 권면함으로써 가정의 신심을 북돋워야 한다. 교회의 준성사를 경시하는 가정은 장차 성사 생활까지 포기하는 위험에 놓일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은 외형적으로 신심을 북돋아 주는 성물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하므로, 성상이나 성화를 모셔 놓지 않은 가정에서는 아이들이 신앙의 참되고 친숙한 모습을 익히기가 어렵게 된다"(교본 p.460).

 설명이 필요 없는 명쾌한 처방이다. 이 대안을 따라 자신이 가정을 챙길 것은 물론 이웃에게도 권고할 일이다.

 방금 예로든 레지오 교본의 처방은 사실 준성사(準聖事)의 활용을 권장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준성사는 무엇인가? 이는 교회가 제정한 것이다.

 "어머니인 교회는 준성사들을 제정하였다. 준성사는 어느 정도 성사들을 모방하여 특히 영적 효력을 교회의 간청으로 얻고 이를 표시하는 거룩한 표징들이다. 이를 통하여 사람들은 성사들의 뛰어난 효과를 받도록 준비되고, 생활의 여러 환경이 성화된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67항).

 준성사는 7성사에 속하지 않지만 성사의 특성을 지니는 거룩한 상징 및 행위들을 말한다. 준성사로 말미암아 신자들은 성사들의 그 본래 효력을 받도록 준비되고, 생활이 성화된다. 성사는 본질적으로 변할 수 없는 것이지만 준성사는 가변적이고 고칠 수 있다.

 준성사에는 축복, 축성, 구마가 있다.

 1) 축복(祝福): 축복은 하느님께 기도를 드려 행복과 은총을 간청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라틴어 Benedictio에서 온 말이다. 축복에는 사람(부부ㆍ어린이ㆍ노인ㆍ순례자 등)의 축복, 건물이나 운송 수단(집ㆍ전답ㆍ차ㆍ비행기 등)의 축복, 가정(개인)용 성물(고상ㆍ성상ㆍ묵주ㆍ성화)의 축복 등이 있다. 축복을 받은 것들은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축복을 전해 주고, 하느님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2) 축성(祝聖): 축성은 물건을 하느님께 봉헌하여 성스럽게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라틴어 Consecratio에서 온 말이다. 축성에는 제구(성작ㆍ성반ㆍ제대ㆍ감실ㆍ성물)의 축성, 장소(성당ㆍ성지)의 축성, 사람(성직자ㆍ수도자)의 축성 등이 있다.

 3) 구마(驅魔): 구마는 교회가 어떤 사람이나 물건을 마귀의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고 마귀의 지배력에서 벗어나도록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청하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께서 이를 행하셨으며 교회는 마귀를 쫓아내는 권능과 의무를 예수님께 받았다. 세례를 거행할 때 간단한 형식의 구마를 행한다. '장엄 구마(magnus exorcismus)'라고 하는 마귀 쫓는 예식은 주교 허가를 받아서 사제만이 행할 수 있으며, 교회에서 정한 규칙을 정확하게 지키면서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1673항).

 이들 준성사는 '인효적(人效的)' 은총을 갖는다. 준성사가 인효적 효력을 지닌다는 것은 준성사를 집행하는 사제 자격이나 그 준성사를 받는 사람 마음 자세에 따라 받는 은혜가 다르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성당에서 기도를 한다든지 사제로부터 축복을 받는다든지 할 때 그 기도와 축복의 은혜는 그 의식 자체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주체자들의 정성과 마음 자세에 따라, 다시 말해서 그 열심도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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