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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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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 47- 십계명 속 보물찾기: 제4계명
name 운영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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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공경, 축복의 대물림
 
 
오늘날 우리는 무시무시한 시대를 살고 있다. 뉴스에서 자식이 부모를 죽였다고 해도 별로 놀라지 않고, 부모가 자식을 죽였다고 해도 무덤덤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효를 고리타분한 옛날 가르침으로 치부하고 위아래 없이 사는 오늘날 세태는 참으로 문제가 있다.

효는 시대를 초월해 사람이 가야 할 길이다. 시인 임보의 '효자손'이라는 시(詩)가 우리에게 따뜻하게 일침을 가한다.
 
 가신 어머님이 쓰시던
 효자손이
 오늘은 내 등을 긁는다
 불효자 내 대신 늘
 어머님 등을 긁던 손
 이제는
 네 마리 내 새끼들도
 뿔뿔이 다 흩어지고
 늙은 아내도 손주 보러
 가고 없는
 오후의 빈 뜰에서
 어머님이 남겨 두신
 부서진 나무손이
 내 등을 긁는다.

 "불효자 내 대신 늘" 어머님 등을 긁던 효자손을 바라보며 자신의 손으로 어머님 등을 긁어 드리지 못한 불효에 대한 회한, 그리고 그 효자손에 배 있는 어머님 체취가 그리워 그것으로 자신의 등을 긁으면서 더듬어 가는 어머님 사랑의 손길에 대한 회상, 이것은 오늘을 사는 비정한 시대의 우리 안에서도 꿈틀거리는 본능적 심상이다.

 제4계명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탈출 20,12)이다.

 부모 공경(효도)은, 생명을 주고, 사랑하고 수고하여 자녀들을 세상에 낳아, 신체가 성장하고 지혜와 은총이 자랄 수 있게 해준 어버이께 감사의 마음에서 드리는 자녀들의 마땅한 도리이다. 이를 구약의 현자는 다음과 같이 교훈한다.

 "마음을 다해 네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고 어머니의 산고를 잊지 마라. 네가 그들에게서 태어났음을 기억하여라. 그들이 네게 베푼 것을 어떻게 그대로 되갚겠느냐?"(집회 7,27-28).

 그런데, 이 계명은 부모에 대한 자녀의 공경만을 권장하지 않고, 자녀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당연한 것으로 전제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이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부모는 자녀들을 하느님의 자녀로 보아야 하고, 인격을 갖춘 인간으로 존중해야 한다. 부모는 하늘에 계신 성부의 뜻에 그들 자신이 순종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녀들에게 하느님의 법을 지키도록 교육해야 한다"(2222항).

 "부모는 자기 자녀들에게 신앙과 기도와 모든 덕을 가르칠 책임을 일차적으로 지고 있다. 부모는 최선을 다하여 자녀들에게 물질적으로 또 영적으로 필요한 것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2252항).

 그러므로, 부모를 공경하라는 계명은 결국 부모와 자식 사이의 상호 사랑을 얘기하고 있는 셈이다.

 넓게 볼 때, 이 계명은 또한 친족들에 대한 혈연관계와도 관련된다. 이 계명은 조부모와 조상들에게 존경과 애정과 감사를 드릴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이 계명은 스승과 제자 사이, 고용주와 고용인 사이, 웃어른과 아랫사람 사이, 위정자와 시민 사이의 상호존경을 요구한다.

 십계명 중에서도 유일하게 그 상(償)이 따르는 계명이 제4계명이다. 탈출기 본문에는 이렇게 기록돼 있다.

 "그러면 너는 주 너의 하느님이 너에게 주는 땅에서 오래 살 것이다"(탈출 20,12).

 부모를 공경해야 주 하느님께서 주신 땅에서 오래 산다고 했다. '주 하느님이 주는 땅'은 축복을 의미한다. 곧 복된 삶을 말한다. '오래 산다'는 것은 자손 대대로 번창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이 말씀의 뜻은 부모를 공경해야 자손이 축복 속에서 번창하게 된다는 의미로 알아들을 수 있다. 이를 구약의 현자는 다음과 같이 가르친다.

 "주님께서 자녀들로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시고 아들에 대한 어머니의 권리를 보장하셨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는다. 제 어머니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보물을 쌓는 이와 같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이는 자녀들에게서 기쁨을 얻고 그가 기도하는 날 받아들여진다.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는 이는 장수하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이는 제 어머니를 편안하게 한다"(집회 3,2-6).

 왜 그럴까? 부모는 창조주 하느님의 창조 행위의 협조자이다. 하느님께서는 부모를 통해 우리의 생명을 창조하셨다. 하느님은 부모를 생명의 수로(水路)로 삼으셨다. 또 하느님 사랑을 드러내는 첫번째 도구로 삼으셨다. 이 생명과 사랑의 수로에 문제가 생기면 자손이 부실해지게 돼 있다. 수로가 막히거나 새거나 튼튼치 못하면 피해를 입는 것은 그 후손이다. 그러므로 어떤 어려움이나 장애가 있더라도 부모를 공경해서 윗대를 튼실하게 하고 수로가 막히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 원리를 거역하면 저주의 대물림을 면치 못한다.

 "네 아버지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 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중략) 아버지를 버리는 자는 하느님을 모독하는 자와 같고 자기 어머니를 화나게 하는 자는 주님께 저주를 받는다"(집회 3,12-13.16).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지혜로운 결단을 내려 축복의 대물림을 회복해야 자신이 살고 자손들이 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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