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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 49- 십계명 속의 보물찾기: 제6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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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부의 순결과 결혼의 신성함
 
 독일어권 사목신학계를 대표하는 신학자이며 필자의 지도교수인 쮸레너(P.M. Zulehner) 교수는 이혼자들을 위해 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그는 이혼자들의 신앙생활 실태에 대한 통계 분석을 바탕으로 그들을 위한 교회의 사목적 돌봄(pastoral care)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해 왔다. 그가 이런 문제에 관심을 기울였던 것은 지난날 유럽 사회가 높은 이혼율로 진통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학위 공부를 하고 있을 때만 해도 한국 사회는 아직 이혼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지 않고 있던 터라 쮸레너 교수의 고민이 크게 실감나지 않았다. 독신, 동거, 이혼 등 현상이 한국의 특징적 사회문화 현실이 되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사회 이혼율은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는 실정이다. 이혼이 마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요즘은 좀 그 기세가 수그러들었다지만 너무 경솔하게 이혼하고 있다. 물론 저마다 사정들이 있을 것이다.

이런 현실을 바라볼 때, 필자에게는 쮸레너 교수가 연구를 통해 도달한 결론이 가슴 아프게 상기된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혼은 아무리 아닌 척하고 무시하려 해도 그 당사자에게 인생 최대의 상처로 남아 있다는 사실이 심층분석의 결론이라는 것이다. 남들도 다 하니까 대수롭지 않은 듯 결정했어도 그 당사자와 자녀들 가슴에는 가장  깊은 상흔을 남기는 것이 이혼이라는 얘기였다. 아무리 큰 소리 쳐도, 아무리 태연한 척해도, 이혼이 무의식 속에 남겨놓은 상처만은 감출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방금의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가? 그만큼 가정이 소중하다는 얘기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가정은 모든 사람의 실존적 둥지다. 가정이 흔들리면 실존 자체가 흔들린다는 말이다.

 "간음하지 말라"는 제6계명은 가정이라는 소중한 보물과 관련된 계명이다. 우리는 이 계명을 "가정을 파괴하지 말라"는 계명으로 알아들어도 무방할 것이다.

 가정의 소중함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오늘 한국 사회는 이 당연한 진실을 너무나 소홀히 여긴 나머지 온갖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이 시대 한국 사회가 앓고 있는 모든 병폐의 기저에서 '가정 해체'라는 심각한 증상이 그 근원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다시금 가정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어야 한다. 가정은 모든 인간 관계의 출발점이자 수렴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우리는 다음과 같이 과격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 가정이 건전하면 사회가 건전하게 되며 가정이 타락하고 파괴되면 사회가 타락하고 파괴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한 모든 심각한 문제들은 가정에서 비롯되고 있기에 가정에서부터 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 가정이야말로 '세계와 교회의 장래'(「가정 공동체」 75항)다.

 어떤 일이 있어도 가정은 보호되고 유지될 가치를 지니고 있다. 가정은 사랑과 생명이 가장 충만히 드러나는 곳으로 존재의 근거이며 보금자리이다. 가정을 파괴하는 것은 생존 근거를 허무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간음'으로 총칭된 모든 유형의 성적 문란이나 타락으로 인해 '가정'이 파괴되는 불행에 빠지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그러려면 '정조'의 가치를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정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되려면, 각 개인의 노력이 매우 필요하지만 동시에 문화적 노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조는 인간의 권리에 대한 존중을 전제로 하며, 특히 인간생활의 도덕적 정신적 차원을 존중하는 정보와 교육을 받을 권리를 전제로 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2344항 참조).

 가정을 회복하는 것이 한국 사회가 당면한 최대 과제임에 틀림없다. 가정을 온전히 보전하려면 성(性)의 거룩함을 보전할 줄 알아야 한다. 구약 토빗기에 나오는 토비야의 마음가짐과 몸가짐에서 우리는 그 실제적 이상(理想)을 발견한다.

 "부모가 방에서 나가 문을 닫자 토비야는 침상에서 일어나 사라에게 말하였다. '여보, 일어나구려. 우리 주님께 기도하며 우리에게 자비와 구원을 내려 주십사고 간청합시다.' 사라가 일어나자 그들은 자기들에게 구원이 이뤄지기를 간청했다. 토비야는 이렇게 기도하기 시작하였다.

 "저희 조상들의 하느님, 찬미받으소서.……
 당신께서는 아담을 만드시고
 그의 협력자며 협조자로 아내 하와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 둘에게서 인류가 나왔습니다.
 당신께서는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와 닮은 협력자를 우리가 만들어 주자' 하셨습니다.
 이제 저는 욕정이 아니라 진실한 마음으로
 저의 이 친족 누이를 아내로 맞아들입니다.
 저와 이 여자가 자비를 얻어
 함께 해로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그들은 "아멘, 아멘"하고 함께 말하였다. 그러고 나서 그날 밤 잠을 잤다"(토빗 8,4-9).

 여기서 성(性)은 부부간 사랑의 표현과 자녀 출산을 위해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귀중한 선물(「가톨릭교회교리서」 2363항)이라는 사실이 아름답게 고백되고 있다. 이런 의미의 성은 아름답고 거룩하기까지 한 것이다.

 하느님께서는 혼인으로 이뤄진 부부의 순결과 결혼의 신성함을 원하신다. 그러므로 스스로가 정결을 유지하고 성적 욕망을 자극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지 않아야 하며, 다양한 매체와 인터넷의 수많은 선정물에서부터, 그리고 혼외 성관계, 동거, 동성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유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도록 늘 깨어 기도하는 신앙인의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2400항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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