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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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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 60-응답받는 기도
name 운영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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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조건 감사를 드리자
 
 기도에도 비결이 있고 요령이 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마음이 움직이게 되는지 그것을 알고 기도하는 사람과 무작정 자기 식으로 고집스럽게 기도하는 사람은 확실히 다른 결과를 얻게 돼 있다. 기도의 성패도 결국 정보에 달려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부지런히 성경을 읽고 성인전을 읽고 영성서적을 읽는 것이 기도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신앙 체험담에 귀 기울이고, 좋은 신앙강좌를 찾아다니며 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 호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대가들에게서 배우는 기도'라는 제목으로 대가들의 기도를 소개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 이들에게서 배운 기도의 핵심을 예수님의 말씀에 의거해 정리해 보기로 하자.    

우리는 기도를 얼마나 오래 해야 하는가? 답은 자명하다. 응답을 받을 때까지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예수님께서 손수 우리에게 주신 말씀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루카 11,9).

많이 알려져 있는 말이지만 이 말씀이 심오한 의미를 담고 있다. 기도를 점층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먼저 '달라고' 얘기해 봐라. 웬만하면 받을 것이다. 그래도 못 받으면 '찾아 나서라'. 온몸을 동원해서 백방으로 나서라. 기도의 방법을 총동원해 봐라. 얻게 될 것이다. 그래도 못 얻으면, 하는 수 없다. 문을 두드리고 주인이 잠을 못 자게 요란을 떨어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이런 의미가 있다고 묵상할 수 있겠다.

그러면, 우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도를 드려야 응답받을 수 있을까? 예수님 가르침에 의거해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은 기도를 드릴 때 응답을 받을 수 있다.

첫째, 끈질기게 매달리는 기도이다.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는 믿음에 따르는 인내를 가지고서, 지치지 말고 늘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어떤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다. 또 그 고을에는 과부가 한 사람 있었는데 그는 줄곧 그 재판관에게 가서,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하고 졸랐다. …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루카 18,1-8).

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떼를 쓰며 기도하는 사람들 청을 들어주신다는 것이다. 야곱은 날이 샐 때까지 씨름하듯 길고 끈질긴 기도를 바쳤다. "저에게 축복해 주시지 않으면 놓아 드리지 않겠습니다"(창세 32,27)라고 떼를 쓰며 한 끈질긴 기도였다. 또한 한나는 아들을 얻으려고 술 취한 여자가 주정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온 정신을 쏟아 하느님께 간청하고 매달렸다.

둘째, '믿음'으로 하는 기도이다. 믿음 없이 기도하는 것은 무딘 날을 가진 칼을 사용하는 것과 같다. 힘은 많이 들고 소득은 거의 없다. 모든 것을 이루는 능력의 열쇠는 우리가 꿇고 있는 무릎에 있다. "그러나 결코 의심하는 일 없이 믿음을 가지고 청해야 합니다. 의심하는 사람은 바람에 밀려 출렁이는 바다 물결과 같습니다. 그러한 사람은 주님에게서 아무것도 받을 생각을 말아야 합니다"(야고 1,6-7).

기도의 대가들 공통점은 자신들이 청한 기도 내용이 이뤄질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고 기도했다는 데 있다. 믿음을 갖고 기도하게 되면 그만큼 힘 있는 기도를 하게 되고, 그에 비례해 응답을 받는다. 하느님께서는 의심하는 기도를 듣지 않으신다. 믿음을 갖고 드리는 기도만을 들어주신다.

셋째, 합심하는 기도이다. 이는 큰 효력이 있다. 그래서 이스라엘의 킹메이커 사무엘은 자신이 공동체를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나 또한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하기를 그치거나 하여 주님께 죄를 짓지는 않을 것이오. 그리고 나는 여러분에게 좋고 바른길을 가르쳐 주겠소"(1사무 12,23).

물론 여기에는 성모 마리아와 천사들과 성인 성녀들 기도도 포함된다. 곧 성인들의 통공에 의지해서 기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아주 중요한 기도 제목이 있을 때 성 요셉의 전구를 즐겨 청해 매번 크나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한번 해 보시라. 방법은 간단하다. "성 요셉(또는 다른 이름), 저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하면 되는 것이다.

이런 말이 있다. "마귀는 성경을 많이 읽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귀는 선교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마귀가 두려워하는 것은 기도하는 사람이다".

맞는 말이다. 기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기도를 하되 힘 있는 기도를 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힘 있는 기도를 하는 사람은 '아멘'을 잘하는 사람이다. '아멘'은 예수님이 세상에 오시기 훨씬 전부터 사용되던 말로 '물론입니다'라는 뜻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대로 이루어지소서', '동의합니다', '그렇습니다'와 같은 의미로 발전하였다. '아멘'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기도한 것이 이미 현실 안에 응답 받았다는 확신을 고백한다. 그리고 그 확신으로 인해 응답은 현실이 된다.

성찬경 시인은 '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라는 시에서 우리가 어떻게 '아멘'을 고백할 수 있는지를 잘 가르쳐 준다.

"은총을 내려주시는구나./ 야속하다 싶을 만큼 묘하게/ 표 안 나게 내려 주시는구나./ 슬쩍 떠보시고 얼마 있다가/ 이슬을 주실 때도 있고/ 만나를 주실 때도 있고/ 밤중에/ 한밤중에/ 잠 못 이루게 한 다음/ 귀한 구절 하나를 한 가닥 빛처럼/ 내려보내주실 때도 있다.//무조건 무조건 애걸했더니/ 이 불쌍한 꼴이 눈에 띄신 모양이다./ 얻어맞아도 얻어맞아도/ 그저 고맙다는 시늉만을 했더니 말이다./ 시늉이건 참이건/ 느긋하게건 절대절명에서건/ 즉시 속속들이 다 아신다. 다 아신다./ 그러니 오히려 안심이다./ 벌거벗고 빌면 그만이다./ 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성찬경, 「황홀한 초록빛」에서)

이 시를 통해서 우리는 하느님 응답이 어떻게 오는지, 또 어떻게 구하고 어떻게 '아멘'을 해야 하는지 배운다. 우리도 기도할 때 건성으로 청하지 말고 '무조건 무조건 애걸'해야 한다. 우리도 '아멘'할 때 입으로만 말하지 말고 '얻어맞아도 얻어맞아도 그저 고맙다는 시늉'이라도 할 요량으로 딴 생각 말고 감사드려야 한다.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기도는 "그저 감사드리는 것"이다. 감사에서 탄원, 청원, 찬미가 만난다. 감사는 가장 확실한 '아멘'의 고백이다. 기쁨으로 고백하는 '아멘'속에 이미 감사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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