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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이야기] 67- (1) 거짓 복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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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문서일뿐 성경 아니다
 
 
2006년 4월6일 내셔널 지오그래픽은 TV와 인터넷을 통해 「유다복음서」를 전면 공개했다. 「유다복음서」는 영ㆍ불ㆍ독어 등 세계 주요 언어로 번역돼 동시에 공개됐다. AD 130~170년 무렵 영지주의의 한 분파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유다복음서」 원래 본문은 그리스어로 되어 있었으나, 4세기 무렵 이집트에서 사용하던 콥트어로 번역돼 파피루스에 기록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본문은 모두 26쪽 분량이다. 이 사본은 지난 1976년 이집트의 한 골동품 시장에서 발견됐다.

「유다복음서」는 "예수가 유다와 나눈 계시에 대한 비밀스런 이야기"라는 말로 시작된다.

이 복음서는 예수가 열두 제자를 불러 천국 비밀과 세상 종말에 대해 언급한 것을 기록하는 도입 부분에서 유다가 다른 제자들에 비해 우위에 있음을 기술한다. "너는 그들 모두를 능가할 것이다. 너는 인간의 형상을 빌려 이 땅에 온 나를 희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유다는 예수의 열두 제자 가운데 예수가 '육신을 벗어야 부활할 수 있음'을 유일하게 인식한 수제자로 그려지고 있다. 참고로 육신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당시 성행하던 이단 '영지주의' 사상에 속하는 것이다.

또 이 책은 '유다의 예수 배반'이 사실은 예수가 인류구원이라는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유다와 모의한 것으로 그리고 있다. 유다의 배반이 없었다면 인간 구원을 이루려는 신의 계획도 완성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등 제자의 배반을 합리화하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유다복음서」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열두 제자를 대한 강한 부정과 성찬례에 대한 무시다.

이 복음서는 열두 제자는 예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반면 유독 유다만이 예수의 신비로운 가르침을 온전하게 알아들은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그리고 예수가 제자들과 만나는 첫 장면에서 과월절(파스카) 만찬의 감사기도를 조롱하고 있는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 예수는 예루살렘 성전 사제들이 종교라는 이름으로 많은 죄악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결국, 전례 자체와 사제들의 제사행위 자체, 마침내 성찬례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담고 있다.

「유다복음서」는 유다가 예수를 고발하는 것으로 끝난다. 부활 대목이 없다. 예수가 육신을 벗어나는 것으로 영생을 얻기에, 굳이 무덤에서 되살아나 승천하는 과정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 깔려 있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은 당시 영지주의(Gnosticism) 주장과 똑같다. 영지주의는 육체와 정신을 나누는 이원론으로, 인간이 어떤 직관(신비로운 지식)을 통해 육체를 벗어남으로써 신과 같은 영적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구원을 위해서 부활 이라는 것이 필요하지 않다. 예수는 구세자로서 하늘의 참된 지식을 전하려 이 세대에 왔으며 그 목적을 이루면 거룩하고 위대한 세계로 가기 위해 육체적 모습을 벗어야 한다는 것이 기본 구조다. 따라서 유다의 예수 배반은 예수가 자신의 목적을 이룬 뒤 거룩하고 위대한 세대로 돌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으로 그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기 180년대에 크게 영향력을 행사했던 교부 이레네우스(Irenaeus)는 「이단논박」을 통해 반역자 유다에 대해 언급하면서 「유다복음서」가 이단적 책이라고 경고한 적이 있다. 바로 그 책인 「유다복음서」가 오늘 우리 눈앞에 다가온 것이다.

약 150년께 씌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유다복음서」는 그리스도교 저술이 아니라 1945년에 나일강 유역에서 일시에 발견된 나그함마디 문서와 마찬가지로 영지주의 신봉자들의 저술이다. 그러기에 '신비한 문서'일 뿐 성경이 아니다.

이 책에 대해 미국 댈러스 신학교의 다렐 보크 교수는 "이 문서는 1세기 후반에서 2세기 초반의 영지주의 한 분파인 '카인파'(Cainites)에 의해 기록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카인파는 카인이나 소돔인, 이스카리옷 유다 등 보편적으로 악인으로 인식되는 성경 인물들을 '예언의 실현 도구'라는 관점에서 재평가하려고 했다. 따라서 이 카인파가 유다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복음'이라는 이름을 붙여 만들었을 것이란 해석인 것이다. 초기 그리스도교 시절엔 카인파 외에도 마르시온파ㆍ몬타누스파 등 많은 영지주의파가 나타났고 이들은 성경을 자의적으로 해석, 짜깁기한 것으로 유명했다.

요컨대, 이런 종류의 책은 기존 4 복음서 내용과 사실을 뒤집을 어떤 것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신약성경 4복음서는 아무리 늦게 잡아도 1세기 내에 쓰여졌고 그 내용도 완벽하게 전달된 데 반해서, 외경 복음서는 2∼4세기에 기존 정통 복음서에 대한 반감에서 일종의 소설 형식으로 쓰여진 것이기 때문에 신뢰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에 공개된 「유다복음서」는 성경의 유사품에 지나지 않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유다복음서」는 학자들이 연구할 대상이지 만민이 따를 진리는 아니다.

정리해 보자. 「유다복음서」는 신약성경 4복음서를 대신하거나 보충할 수는 없다. 아무리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가 다양했다고 할지라도, 이미 그 시대에 정통 교회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경전과 그렇지 못한 것을 분명하게 식별했다. 거짓이 난무했기 때문이었다. 초기 교부들은 이 「유다 복음서」를 영지주의 문서로 간주했고, 그 문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단적 주장의 반복일 뿐이다.

복음서는 본래 메시아인 예수 그리스도의 행적과 말씀을 기록한 글이다. 하지만 「유다복음서」는 예수를 배신한 한 제자를 주인공으로 삼은 이야기일 뿐이다. 다른 모든 교리적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메시아가 아닌 그의 제자가 복음서 주인공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복음서 형식 자체에 맞지 않는 것이다.

「유다복음서」 공개 파문은 현대의 무차별 상업주의의 산물일 따름이다. 「유다복음서」 복원 과정에서 메세나 재단과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것을 만회하려는 고도의 계산된 상술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유다복음서」의 이슈화는 그리스도교 초기 역사를 음모론으로 다룬 소설 「다 빈치 코드」 인기에 편승한 또 다른 선정주의에 불과하다. 이단 종파의 고문서 한권으로 2000년간 인류 역사를 지탱해온 성경의 권위가 흔들리지는 않는다.

사도 바오로의 경고를 우리는 예사로 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스도 은총 안에서 여러분을 불러주신 분을 여러분이 그토록 빨리 버리고 다른 복음으로 돌아서다니, 나는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로 다른 복음은 있지도 않습니다. 그런데도 여러분을 교란시켜 그리스도 복음을 왜곡하려는 자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물론이고 하늘에서 온 천사라도 우리가 여러분에게 전한 것과 다른 복음을 전한다면, 저주를 받아 마땅합니다"(갈라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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