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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상식과 간단한 교리를 담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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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3) 십자가, 하나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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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하나 되는 길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십자가의 길을 하며 우리가 드리는 기도입니다.

회개와 정화의 때인 사순시기의 정점에 우리는 십자가의 신비를 기념합니다.

 

십자가는 강생하시어 세상에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겪으신 고난과 죽음을 상징합니다.

십자가를 통하여 온 인류에게 구원의 길이 열렸고,

이를 통해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활 : 교차점

 

십자가는 십자(十) 모양의 시렁(架)을 뜻합니다.

시렁은 ‘두 개의 긴 나무를 가로질러 선반처럼 만든 것’입니다.

십자 모양이나 시렁에는 ‘가로지름’의 특징이 있습니다.

 

도로에서 흔히 사거리라고 말하는 교차로를 살펴보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교차로는 두 길이 가로질러 가는 지점입니다.

나름대로 길을 가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입니다.

또한 교차로에는 이 길에서 저 길로 넘어가는 ‘건너감’이 있습니다.

 

교차로 한가운데 서면 우리는 교차로에 모이는 모든 길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교차로에서 우리의 시선은 사방을 향합니다.

그래서 교차로는 거기 모이는 길들의 시작이나 마지막으로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또한 문과 문설주 사이의 경첩같이 이 길과 저 길의 시작과 끝을

연결해 주는 지점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없는 교차로 한가운데서 팔을 벌리고 서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세상을 끌어안는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십자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팔을 벌리시어 온 세상을 모아들이셨으며 이를 끌어안으셨습니다.

 

로마에서는 성금요일 저녁이 되면 많은 그리스도인이 순교했던

원형경기장(콜로세움)에서 십자가의 길을 거행합니다.

콜로세움 주변에 군중이 모여 있고 십자가의 길 각 처가 그들 사이를 가로질러 있습니다.

언덕 위에서는 교황님이 함께 기도하시는데 이 언덕에 십자가의 길 마지막 처가 자리합니다.

 

저도 그 십자가의 길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있었고 어느새 십자가의 길 행렬이 각 처를 따라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언덕 위에는 큰 십자가가 불타고 있었고, 그 앞에서 교황님이 군중을 바라보며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행렬이 마지막 처로 이동할 때였습니다.

무릎을 꿇고 기도하시던 교황님이 일어나시어 행렬의 십자가를 받아 단상 앞에 서셨습니다.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 교황님이 들고 계신 십자가를 바라보았습니다.

 

“모세가 광야에서 뱀을 들어 올린 것처럼,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요한 3,14).

 “나는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을 나에게 이끌어들일 것이다”(요한 12,32).

이러한 말씀이 강렬히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십자가 아래에 모인 하느님의 백성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베드로의 후계자가 들고 있는 십자가, 세계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

그들 사이를 흐르는 침묵, 십자가를 경배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이들의 혼이 봄 저녁의 서늘함을 몰아내고 있었습니다.

 

 

교리 : 십자가

 

“십자가 죽음은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의 유일한 제사이다.

그럼에도 그리스도께서는 강생하신 하느님으로서 당신 위격 안에서

 ‘당신을 모든 사람과 어느 모로 결합시키셨기’ 때문에 ‘

하느님께서만 아시는 방식으로 모든 사람에게 파스카 신비에 참여할 가능성을 주신다’”(가톨릭교회교리서, 618항).

 

예수님은 하느님과 사람 사이의 유일한 중개자이십니다.

그분께서는 중개자로서의 정체성을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극명히 보여주셨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모든 사람과 결합시키셨습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연결시키셨고, 인간과 인간 사이를 이으셨습니다.

 

그분은 십자가라는 그 교차점에서 새 세상의 시작과 끝이 되셨으며,

모든 사람을 모아들이시어 사랑으로 끌어 안으셨습니다.

사람들 사이의 적개심을 허무시고 이들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셨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 그렇게 하여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에페 2,14-16).

 

 

말씀 : 십자가의 길

 

우리가 하느님과, 그리고 이웃과 하나 될 수 없었던 이유는 죄를 지었고,

사랑을 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죄는 용서로 없어지고, 미움의 상처는 사랑으로 치유됩니다.

십자가에는 예수님의 희생이 담겨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기에 기꺼이 감수하신 희생입니다.

또한 예수님은 우리의 죄를 없애는 ‘속죄 제물’로써 십자가에 못박히셨습니다.

 

“그 사랑은 이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아드님을 우리 죄를 위한 속죄 제물로 보내주신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느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셨으니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1요한 4,10-11).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과 죄의 용서를 체험합니다.

그리고 그 체험이 우리를 새롭게 하고, 하나 되게 합니다.

 

한편, ‘우리도 서로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은 우리가

예수님처럼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소명을 느끼게 합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

 

우리가 예수님 때문에 자신을 버리고 십자가를 지게 된다면,

그 고통은 사랑으로 탈바꿈하여 풍성한 열매를 맺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제자들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르라고 요구하신다.

우리를 위하여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당신의 발자취를 따르라고 본보기를 남겨주셨기 때문이다.

 … 천국에 이르는 사다리는 하나뿐이다. 십자가 이외에, 하늘에 오르는 다른 사다리는 없다”(가톨릭교회교리서, 618항).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십자가는 세상을 하나로 모으는 힘입니다. 이 힘에는 사랑, 희생, 순종의 정신이 담겨있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체험하고 새롭게 된 사람은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기꺼이 지며 사랑을 실천합니다.

 

- 십자가를 바라보며 용서, 화해, 평화와 일치를 위해 기도합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습니다.

 

- 십자가에 담긴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묵상합시다.

십자가에는 당신의 외아드님을 내어주시는 아버지의 사랑, 벗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아드님의 사랑, 그리고 죽음으로써 많은 열매를 맺게 하는 성령의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 사랑과 일치를 위해 ‘기꺼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갑시다.

마지못해 십자가를 지거나, 일치를 위한답시고 불의와 타협하는 것은 십자가의 정신이 아닙니다.

사랑으로 수고와 고난을 견디어내고 이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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