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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상식과 간단한 교리를 담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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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6) 성령, 영혼을 가르는 불꽃
name 운영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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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 영혼을 가르는 불꽃

 

 

하늘로 오르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사도행전은 성령강림의 순간을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자 그들은 모두 성령으로 가득 차, 성령께서 표현의 능력을 주시는대로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 시작하였다”(2,2-4).

불꽃 모양의 혀를 받은 제자들은 성령으로 가득 차 그분이 주시는 능력대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생활 : 불

 

동물과 인간의 차이점 가운데 하나는 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동물은 불을 두려워하여 피하기만 하지만

인간은 불을 사용하여 문명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음식을 익혀서 먹고, 제련을 통해 금속을 얻고

그 금속을 원하는 모양으로 변화시킵니다.

불에 나오는 열을 이용하여 추위를 이겨내고, 에너지를 얻어냅니다.

불에서 나오는 빛으로 어둠을 밝히기도 합니다.

 

불이 있으려면 태울 물질이 필요하고, 공기와 발화점 이상의 온도가 필요합니다.

불이 생겨나려면 희생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요소를 충족하여 생겨난 불은,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불은 계속해서 움직입니다. 그리고 빛과 열을 발산시킵니다.

불은 변화하고 있고 활력이 넘칩니다.

 

그래서인지 불은 종교의식이나 철학적인 개념에도 사용되었습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그 주위를 도는 원주민들의 의식이나,

제물을 불에 태워 봉헌하고 하늘로 그 연기를 올리는 구약의 제사에도 불이 사용됩니다.

 미사나 기도를 시작할 때에는 초에 불을 켭니다.

고대 그리스의 어느 철학자는 만물이 끊임없이 변하며

세상을 구성하는 원질은 불이라고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저는 수도원에서 경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수도원 미사 때 봉헌된 미사지향 봉투는 교우들의

지향이 적혀있기에 모아두었다가 불에 태우곤 합니다.

지난 성토요일에 저는 수도원 뒤뜰에서 오랫동안 모아둔 미사지향 봉투를 태웠습니다.

각각의 소중한 지향이 담긴 그 봉투들은 불에 타서 재로 변해갔습니다.

하지만 봉투에 담긴 염원은 연기와 함께 하늘로 올라 하느님께 닿았을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타고 있는 불을 바라보면서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해진 열기 때문에 얼굴이 빨갛게 익었지만, 봉투들이 타들어가는 모습에 숙연함도 느껴졌습니다.

여름밤 모닥불 곁에 앉아 차분히 생각에 잠겼던 것처럼 그렇게 부활절을 맞이하는 평화도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어둠 속에서 활활 타오르는 부활초를 보며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고 고백할 수 있었습니다.

 

 

교리 : 성령

 

「가톨릭교회교리서」는 694-701항을 통하여 성령의 상징을 소개합니다.

그 가운데 불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물이 성령 안에서 주어지는 ‘생명’의 탄생과 풍요를 가리킨다면,

불은 성령의 활동이 지닌 변화시키는 힘을 상징한다.

… 성 요한 세례자는 그리스도께서 ‘성령과 불로 세례를 주실’(루카 3,16) 분이심을 선포한다.

예수님께서는 성령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루카 12,49) …

영성적 전통은 이 불이 성령의 활동을 가장 잘 표현하는 상징의 하나로 간직해 왔다.

‘성령의 불을 끄지 마십시오’(1테살 5,19)”(696항).

 

생명력과 함께 변화시키는 힘을 지닌 불은 성령을 상징합니다.

불로 철을 제련하듯이 성령께서는 우리를 단련시키고 정화하시며

하느님께 서원하시는 모습으로 변화시키십니다. 성령을 받은 이들은 변화합니다.

마치 다락방에 숨어 지낸 제자들이 변화하여 담대히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영’이라는 용어는 히브리말 ‘루아(Ruah)’의 번역으로, 본래 숨결, 공기, 바람 등을 의미한다”(가톨릭교회교리서, 691항).

공기와 나의 관계를 살펴보면 성령과 나의 관계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공기는 나에게 속해 있지 않으면서 내 안을 드나듭니다.

어떤 공기를 마시는지에 따라 내 몸의 상태도 달라집니다.

신선한 공기가 몸을 건강하게 해주듯이 성령을 받은 이의

영혼은 나날이 새로워지고 생명이 넘치게 됩니다.

이렇게 성령께서는 영혼을 가르는 불꽃이 되어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에게 새 생명을 주십니다.

 

 

말씀 : 성령의 불

 

우리는 영혼을 가르는 불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불은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고 온유하게 만들어 줍니다.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일으켜주는 열이 되고,

말씀과 삶 속에서 그분을 알아보게 하는 빛이 되어 줍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불로 잘 익혀진 맛깔스러운 음식이 되고,

그 안에서 우리는 충만한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이러한 성령의 불을 잘 간직하려면 은총 안에서 이루어지는 희생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다음의 권고로 성령의 불을 끄지 말라고 당부하십니다.

 

“언제나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

성령의 불을 끄지 마십시오. 예언을 업신 여기지 마십시오.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은 간직하고 악한 것은 무엇이든지 멀리하십시오”(1테살 5,16-22).

 

기쁨과 기도 그리고 감사의 마음은 성령으로 우리 마음에 피어난 것인 동시에

우리가 성령의 불을 끄지 않으려고 기울여야 할 희생과 노력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늘’ 그리고 ‘모든 일’에 기뻐하고 기도하며 또 감사해야 합니다.

 

슬픔이나 원망의 감정이 있을 때에도 이를 없는 듯이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러한 감정 속에서도 기뻐하고 기도하며 감사하는 태도를 지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할 때에 오히려 나의 슬픔과 원망은 위로받을 것입니다.

또한 그것이 바로 모든 것을 분별하여 좋은 것을 간직하고 악한 것을 멀리하는 자세 가운데 하나입니다.

 

예언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예언이 우리의 앞날을 말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하느님 나라에 대한 약속과 희망을 업신여겨서는 안 됩니다.

예언이 하느님의 말씀을 뜻한다면 우리는 정말 그분의 말씀을 진심으로

경청하고 믿으며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이해하여야 합니다.

그때에 우리는 영혼을 가르는 그 불꽃을 오랫동안 간직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그리스도께서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오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각자의 영혼에 성령의 불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불의 힘으로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갑니다.

성령의 불은 우리가 하느님을 알아뵙게 하고, 그분을 사랑하는 열정을 일으키게 합니다.

 

·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성령의 불을 느껴봅시다.

이 불이 나에게 새 생명을 주고, 나를 변화시키며 정화시킨다고 의식하며 성령께 기도합시다.

 

· 성령의 불을 유지하려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봅시다.

말씀을 귀담아 듣는 일. 늘 기뻐하고,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 일.

바오로 사도의 이러한 권고를 지키도록 노력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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