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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일반상식과 간단한 교리를 담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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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9) 사제, 인류의 중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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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 인류의 중개자

 

 우리는 ‘기름 부음받은’ 그리스도인으로서 사제요 예언자요 임금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직무에 동참합니다.

이 가운데 사제직은 하느님과 사람들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하는 직무입니다.

 

사제는 하느님께서 사람들에게 주시는 축복을 전해주고,

사람들이 하느님께 드리는 예물을 봉헌하고 그들의 찬미와 기도를 하느님께 들어 높입니다.

사제직이 지닌 이러한 중개 역할을 성찰해 보는 것은 하느님과 인류 사이에서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는 그리스도인의 직무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생활 : 중개자

 

중개자는 사람들 가운데에서 갈등을 조정하고 분쟁을 해결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사이’에, 곧 ‘중간’에 존재합니다. 한쪽의 입장을 다른 한쪽에 전해주고,

그 사이에서 합의점을 찾아갑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중개’나 ‘중매’ 등의

말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그 뜻이 미묘히 다르지만, 어떤 ‘중간적 역할’과 연관되는 말입니다.

 

이러한 중간적 역할을 넓게 생각해 본다면 우리 생활에서 많은 예를 찾을 수 있습니다.

경첩은 문과 문틀 사이에 존재합니다. 문도 이 공간과 저 공간 사이에 존재합니다.

벌이나 나비가 꽃가루를 옮겨 꽃의 번식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도 하나의 보기가 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부서장은 회사의 지침을 부서에 전달하고 또 부서의 상황을 회사에 알리는 중간적 위치에 있습니다.

외교관은 자신의 국가를 대변하면서 두 나라 상황을 잘 파악하여 이를 전달하고 합의를 이끌어냅니다.

이렇게 부서나 국가의 처지를 대변하는 부서장 또는 외교관은 이러한 중간적인 역할을 할 때에

그 단체를 대표하는 성격을 띠게 됩니다.

 

제가 소속된 한국의 도미니코수도회는 오랜 염원을 하나 지니고 있었습니다.

서울에 새로운 수도원을 짓는 일입니다. 지금의 서울 수도원이 일반주택이어서

사도직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뜻이 관구에 받아들여져 수도원 지을 땅을 찾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행히 하느님의 도우심으로 좋은 부지를 찾았습니다.

 

그 부지에 수도원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제가 건축위원으로 일했고,

건축 설계안이 여러 개 나왔을 때 이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관구 본부가 있는 홍콩에 가야 했습니다. 건축위원의 대표가 되어,

한국 공동체와 관구의 중간 역할을 하게 된 것입니다.

 

홍콩에서 설계안을 하나하나 설명하면서 한국 공동체가 이 건축을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그래서 공사를 시작하도록 설계안을 빨리 선택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관구는 몇 가지 개선점과 조건을 언급하며 설계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여 건축을 승인하였습니다.

 

저는 한국에 돌아와 관구의 선택과 생각을 한국 공동체에 전달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느낀 긴장과 초조함은 아직도 여운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제 그 건축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교리 :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

 

“대사제이시며 유일한 중개자이신 그리스도께서는 교회가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가 되게 하셨다.

믿는 이들의 공동체 전체는 그 자체로 사제적인 공동체이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546항).

 

사제직은 하느님을 섬기는 일입니다.

전례를 거행하면서 기도와 제물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의 축복을 세상에 전하는 일입니다.

교회는 이러한 사제직을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으로 구분합니다.

보편 사제직에 대해서 교리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전례를 거행하는 회중은 새로 남과 성령의 도유를 통하여 신령한 집과

거룩한 사제직으로 축성되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모든 활동을 통하여

신령한 제사를 바치는 세례받은 이들의 공동체이다.

이러한 ‘보편 사제직’은 유일한 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사제직이며

그분의 모든 지체들이 이 사제직에 참여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141항).

 

직무 사제직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러나 ‘지체가 모두 같은 기능을 하고 있지 않다’(로마 12,4).

어떤 지체는 교회 안에서, 교회를 통하여, 공동체를 위하여

특별히 봉사하도록 하느님께 부름을 받는다.

이러한 봉사자들은 선택되고 성품성사로 축성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142항).

 

보편 사제직이 하느님과 인류를 향해 있다면 직무 사제직은

인류를 포함하면서도 하느님과 교회 공동체를 향해 있습니다.

 보편 사제직으로 불린 모든 교회 구성원들은 인류를 위해 봉사하며,

이 가운데 직무 사제직으로 불린 이들은 그들 자신이 보편

사제직을 수행하면서도 교회 구성원이 보편 사제직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 봉사합니다.

  

말씀 : 사제, 인류의 중개자

 

“숨쉬는 것 모두 주님을 찬양하여라”(시편 150,6).

 시편의 이 마지막 말씀은 구약에서 사제적 백성으로 불리운 이스라엘 민족이

어떻게 그 직무를 수행하였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은 인류를 대표하여 하느님을 찬미하고 세상 만물에게 주님을 찬미하도록 호소하였습니다.

 

또한 그들은 자신이 이 세상에 복을 전하는 백성이 되었음을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느님의 약속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나는 … 네 후손이 하늘의 별처럼, 바닷가의 모래처럼 한껏 번성하게 해주겠다. … 

세상의 모든 민족들이 너의 후손을 통하여 복을 받을 것이다”(창세 22,16-18).

 

새 이스라엘인 교회는 사제적 백성으로서 세상 만물을 대표하여

하느님을 경배하고 제물을 봉헌하며 그분의 축복을 세상에 전합니다.

이 사제직은 하늘의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사제직이며,

우리는 그분의 사제직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보편 사제직은 우리를 하느님과 인류 사이에 존재하게 합니다.

우리의 삶과 존재는 그 자체로 하느님을 향한 하나의 제물이며 인류를 항한 하나의 축복이 되는 것입니다.

 

“그들의 모든 일[을] … 성령 안에서 행하며 더구나 생활의 어려움을 인내로이 참아 받는다면,

 …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영적인 제물이 되고(1베드 2,5 참조),

성찬례 거행 때에 주님의 몸과 함께 정성되이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된다.

… [이들은] 어디에서나 거룩하게 살아가는 경배자로서 바로 이 세상을 하느님께 봉헌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901항).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요

 

우리는 인류의 중개자이신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동참하여

하느님 아버지를 경배하고 제물을 봉헌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축복을 이 세상에 전합니다.

이러한 직무를 마음 깊이 새기고 성심껏 임하는 것은

하느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며 또한 축복입니다.

 

- 하느님께 기도할 때, 특히 전례에 참여할 때, 내가 인류를 대표하여

하느님을 경배하는 것임을 되새겨 봅시다.

전례 중에 우리 뒤에는 인류가 서있는 것입니다.

 

- 만나는 사람들을 축복합시다.

그들에게 좋은 말을 하고 복을 빌어줍시다.

우리는 전례 때 하느님의 강복을 받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말씀과 축복을 전하도록 파견된 사제들입니다.

 

- 내 삶 전체가 하나의 제물임을 기억합시다.

나의 고난과 희생은 분명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아벨의 제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내 삶을 기쁘게 받아주심에 감사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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