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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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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죄는 왜 달콤한가? / 탐욕
name 운영자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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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는 왜 달콤한가? / 탐욕

 

그렇다면 문제는 우리가 피조물에게 매력을 느낀다는 점이 아니라

피조물을 하느님보다 더 매력적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아우구스티노의 표현을 빌리면 문제는

우리의 ‘사물과 즐거움과 현세의 영예에 대한 무절제한 호감’이다.

이것이 아담과 하와의 문제였다.

 

에덴동산의 금단의 열매는 아우구스티노의 이웃 과수원에 달린 과일처럼 악하지 않았다.

과연 선악을 알게 하는 지혜의 나무는 보기만 해도 좋았다.

하와가 그 나무를 쳐다보니 “먹음직하고 소담스러워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은 슬기롭게 해줄 것처럼 탐스러웠다.” (창세 3,6)

 

지혜의 나무가 그런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하느님께서 그렇게 만드셨기 때문이다.

그 과실은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먹은 사람에게 지혜를 가져다주니 유익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인류의 첫 부부에게 더 좋은 것, 곧 초자연적 선을 위해

그 좋은 것들을 모두 희생하라고 이르셨다.

그런데 뱀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존심 때문에,

상실의 고통에 대한 두려움(히브 2,14-15 참조) 때문에

그 부부는 하느님의 명을 실행에 옮기는 데 실패했다.

 

선악과는 악한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불순종은 분명 악한 것이었다.

지혜를 갈망하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듯 잘 익은 사과를 먹고 싶어 하는 것 또한 나쁜 일이 아니다.

그러나 하느님한테서 멀어지는 방향으로 이러한 것들을 추구하는 것은 나쁜 일이다.

아담과 하와는 우선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순서를 뒤바꾸어 버림으로써

눈앞에 당면한 욕구, 곧 안전과 자기 보존과 지식과 감각적 즐거움을 채우는 반면에

더 고상하고 숭고한 것들, 곧 믿음. 희망. 사랑과 같은 가치는 유예했다.

 

그들이 직접 악을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덜 고상한 것들을 선택했을 뿐이다.

그들은 당장에 실질적인 것들을 선택했다.

자기 보존 욕구와 배고픔은 뿌리 깊은 본능으로 강렬한 육체적 반응을 보인다.

믿음. 희망. 사랑을 갈구하는 육체적 욕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느님을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내분비선이나 장기나 호르몬은 없다.

아담과 하와에게 요구되었던 것은 하느님의 뜻에 자신의 뜻을 의지적으로 일치시키는 것으로

덜 고상하게 보이는 모든 욕구를 희생시키는 일이었다.

 

선택에는 결과가 따르는 법이다.

그들의 요구는 또 다른 새로운 요구를 만들어 냈으니 알몸을 가려야 했고,

숨어야 했고, 자신들의 행위를 정당화시켜야 했다.

아담과 하와는 덜 고상한 욕구를 우선순위에 두었고, 이제 그 욕구가 두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에는 알몸이면서도 두렵지 않았으나 이제는 알몸 때문에 두 사람에게 혼란스런 감정이 일어났다.

그래서 무화과나무 잎을 엮어 앞을 가려야 했다.

전에는 힘들이지 않고 밭을 갈고 동산을 관리할 수 있었으나, 이제는 땀 흘려 힘겹게 일을 해야만 했다.

 

인류의 첫 조상인 아담과 하와는 하느님께서 의도하신 인간 내면의 질서를 뒤바꾸어 놓았다.

이제는 더 이상 인간의 영혼이 몸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다시 말해 즐거움과 두려움, 갈망과 욕구가 영혼을 지배하게 되었다.

사도 바오로는 이를 영에 대한 육의 반란이라고 했다. (갈라 5,16-17 ; 에페 2,3 ; 교리서 2515항 참조)

신학자들은 이를 탐욕이라 이름 하였으니, 이는 ‘원죄의 잠정적인 결과로 말미암아

혼란스러워진 인간의 욕구 또는 욕망을 일컫는다.

 

탐욕은 정의상 무분별하고 변덕스러우며 비합리적이다.

인간의 무질서한 욕망은 이성의 질서를 거슬러 반항한다.

탐욕 자체는 죄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원죄의 결과이며 본죄의 원인이다.

그것은 죄를 행한 내재적이며 생득적인 성향이다.

그러나 탐욕은 개인적 행위가 아니며 그것 자체가 우리를 죄인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를 유혹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은 분명하며 쉽게 죄를 짓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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