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체는 갈바리아에서 흘리신 성혈이며, 동시에 하늘의 이슬이다. 성체는 우리를 위해 치르신 대가이며,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이다. 성체는 생명이며 또한 그 생명의 대가이다. 십자가도, 최후의 만찬도, 혹은 이 둘을 합친다 해도 성체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되지 못한다. 성체 안에 모든 것이 지속되며, 성체 안에 모든 인류의 희망이 걸려 있다. 이러한 이유로 미사가 믿음의 신비라고 불리는 것은 마땅한 일이다. 그것은 그리스도교의 전체 교리 -아담으로 인한 타락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은 구원의 교리-가 미사 안에 요약되어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갈바리아의 성극(聖劇), 곧 인간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최고로 드러내 보이시고 인간이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넘쳐나는 보상을 해 주셨던 그 영웅적 행위가 미사를 통해 우리 안에 지금도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몸소 이루셨던 일들이 단순한 상징으로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서 미사를 통해 실제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 <신앙의 신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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