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과 성전聖傳 
남창현 신부

“주님께서 내 주님께 말씀하셨다.”

군종신부 시절 군목사님이 늘 저를 부러워하는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로만 칼라입니다.
아무리 군복을 입어도 로만 칼라를 하고 있으면 누구도 제가 성직자라는 사실을 알아챘으니까요.
하지만 군목사님의 경우 군복 외에 다른 표식이 전혀 없으니

계급장만 보고 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가톨릭교회에는 고유한 전통들이 무수히 많습니다.

이중 로만 칼라는 하나의 작은 예지요.
가톨릭 교회는 개신교와 달리 하느님 계시의 통로를 성경과 성전 이 두 가지로 받아들입니다.

한번은 개신교 신자 친구가 따져 묻기를 가톨릭은 성경에 나오지 않는

전례나 전통이 지나치게 많고 그것들은 모두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냐고 했습니다.
저는 그 친구에게 되물었습니다.

성경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냐고 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행적들을 기록한 신약성경의 경우 ‘

이것은 과연 진실된 경전이다’ 라고 확정 짓는 과정은

당시 교회의 원로들(교도권)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원로들을 중심으로한 공동체의 신앙이 바로 교회의 성전입니다.
그러니 결국 성경 역시 큰 틀에서 보면 성전 안에서 탄생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공동체와 일치하지 않은 성경의 자구적 해석 혹은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편협한 성경 해석에서수많은 이단들이 탄생했고 수많은 이들이 고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