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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8) “너희는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탈출 1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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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착오 끝에 자비와 용서 깨달은 이스라엘


구약 성경의 역사라는 것은 결국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의 손을 붙잡고 걸어오신 역사인 것 같습니다.

손을 잡는 장면이 탈출 19-24장의 시나이 계약입니다.

성경에 계약에 대해 참 많이 나옵니다. 하느님과 이스라엘 사이의 계약은 하느님께서

“나는 너희 하느님이 되고 너희는 나의 백성이 되리라”로 요약됩니다.

순서에 따르면 시나이 계약 이전에 노아와 맺으신 계약이 있고

아브라함과 맺으신 계약도 있지만, 시나이 계약은 이집트 탈출을 통하여

백성을 이루게 된 이스라엘과 맺으신 계약입니다.

“너희는 내가 이집트인들에게 무엇을 하고 어떻게 너희를

날개에 태워 나에게 데려왔는지 보았다.

이제 너희가 내 말을 듣고 내 계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나의 소유가 될 것이다”(탈출 19,4-5).

계약 이전에 먼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베풀어주신 선물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시나이 산에 이르기까지 경험한 일들, 탈출 1-18장에 기록된 일들입니다.

어떤 학자들은 탈출기의 설화 부분인 1-18장과 법률 부분인 19-40장이

본래 아무 관련이 없는 별개의 것이었는데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한데 묶이게 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이스라엘에게, 19-40장은 1-18장 없이는 의미를 갖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을 하느님의 백성이 되게 한 사건은 이집트 탈출입니다.

목숨이던 이스라엘을 하느님께서 구해 주셨기에 이스라엘은 이제 하느님의 것이 됩니다.

그것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이스라엘은 계약에 충실할 수가 없습니다.

계명을 지킬 아무런 이유도 없습니다. 그래서 십계명의 첫 줄 역시

“나는 너를 이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주 너의 하느님이다”(탈출 20,1)로 시작됩니다.

이 계약을 맺으면서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십계명과

그 뒤에 이어지는 계약 법전을(탈출 20,22-23,33) 주십니다.

출애굽의 하느님께서 주신 계약 법전에서 중시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논리적으로만 생각해도 답이 나옵니다.

“너를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주 너의 하느님”이

이스라엘에게 바라시는 것은 이스라엘이 자유와 해방을

누리는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원하신 것은 그들이 계약 법전의 법률에 눌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시려고 밤새워 애쓰신 하느님은(탈출 12,42)

이스라엘이 그 해방된 신분에 맞게 살아가기를 바라십니다.

부르실 때 말씀하셨듯이 그 백성이 파라오를 섬기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느님을 섬기는 백성이 되기를 바라십니다(탈출 3,12 참조).

이스라엘의 하느님이 “너를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주

너의 하느님”이시라면, 그 하느님을 섬기는 것은 예속일 수 없습니다.

그 하느님의 것이 되고 그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것은 진정한 해방을 사는 길이 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곧 그 길을 벗어납니다. 시나이 산에 올라간

모세를 기다리지 못하고 금송아지를 만들고 맙니다(탈출 32장).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섬기지 못하고 눈앞에 보이는 무엇인가를 찾았던 것입니다.

모세는 그 소리를 듣고 하느님께 받았던 계약의 돌판을 던져 부수어 버립니다.

계약 파기입니다. 이스라엘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이미 계약을 저버린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잡으신 손을 이스라엘이 뿌리치는 순간입니다.

그러자 하느님은 이제 이 백성과 함께 가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지는 않습니다. 모세는 하느님께 다시

당신 모습을 보여 주시고 이 백성과 함께 가 주시기를 간청합니다.

시편 106,23에서는 모세가 진노를 터뜨리시는 하느님 앞을 막아섰다고 표현합니다.

이때에 하느님께서 모세 앞을 지나가시며 다시 당신의 이름을 선포하십니다.

그 이름이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 분노에 더디고 자애와 진실이 충만하신

하느님”이십니다(탈출 34,6 참조). 그리고 나서 모세에게 계약의 돌판을 다시 주십니다.

계약의 회복이 이루어졌다는 뜻입니다.

탈출기 전체를 돌아보면 3장에서 알려주신 하느님의 이름이 ‘야훼’였고,

이집트에서 해방된 다음 19-24장에서 그 하느님과 이스라엘이 손을 잡았었습니다.

그런데 32장에서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손을 놓고 금송아지를 붙잡으려 했습니다.

하느님은 그런 이스라엘의 손을 다시 붙잡으십니다.

모세에게 다시 주신 두 번째 돌판은 용서의 표지입니다.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 “자비하고 너그러운 하느님”이시기에

이스라엘과 하느님의 관계가 계속 유지됩니다. 아담 때에 이미 그랬듯이,

하느님께서 인간의 죄악을 살피신다면 아무도 감당할 수 없습니다(시편 130,3 참조).

이스라엘은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비로소 그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를 알게 됩니다.

특히 다윗 왕조가 무너지고 바빌론 유배를 겪게 되었을 때,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철저한 실패를 맛본 다음, 이스라엘은 아직도

나를 내치지 않으시고 아직도 나를 당신의 것이라고 여겨 주시는 것은

오직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 때문임을 깊이 깨닫게 됩니다(시편 103,8; 요엘 2,13; 요나 4,2 참조).

탈출 32-34장에는 이러한 후대의 체험들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당신께서는 규정을 내리시어 열심히 지키게 하셨습니다.
아, 당신 법령을 지킬 수 있도록 저의 길이 굳건하였으면!”(시편 1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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