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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상식

가톨릭 일반상식과 간단한 교리를 담는 게시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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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14) “땅을 나누어줄 사람”(여호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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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호수아 영토 정복의 비결은?


모세가 죽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스라엘은 과연 모세가 신명기에서 일러준 대로 잘 살까요?

신명기 34장에서 모세가 죽은 다음, 여호수아기, 판관기, 사무엘기,

열왕기로 이어지는 책들을 1940년대 M. 노트(Noth) 이후로

보통 ‘신명기계 역사서’라 부릅니다.

이 책들은 이스라엘이 요르단 강을 건너 약속된 땅에 들어간 다음에

모세가 신명기에서 일러준 대로 잘 살았는지를 기술합니다.

언제 썼을까요? 열왕기에서 유다 왕국의 멸망까지를 기록하는 이 책들은,

여호수아와 판관들의 시대가 아니라 아마도 남왕국 유다가 멸망한 다음

과거를 돌아보며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신명기계 역사서의 저자들은 이 책들을 통해서 멸망의 원인을 찾으려 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모세의 가르침에 충실하게 살지 않아서 멸망했구나,

대략 말해서 이것이 신명기계 역사가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요? 어떤 연세 드신 수녀님이 계셨는데 혈압이 높았습니다.

하루에 몇 번씩 혈압을 재셨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음식을 아주 짜게 드시고 식사 조절을 전혀 안 하셨습니다.

제가 항상 투덜투덜했습니다. 그러려면 혈압은 왜 재느냐고요.

그냥 혈압 높다는 것 확인할 뿐이라면, 혈압을 잴 필요도 없지 않을까요?

신명기계 역사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신명기에서 모세가 말한 대로 살지 않았기 때문에 멸망했다는 진단으로 끝난다면,

이스라엘은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이 나오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혈압을 재는 것은 노력해서 혈압을 낮추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신명기계 역사서 역시, 진단하는 것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입니다.

왕국이 멸망하고 땅을 잃고 유배를 가게 된 원인을 찾는다면,

그것은 다시 그 땅으로 돌아가기 위해서입니다.

신명기계 역사서들 안에는 분명 그 대답이 들어 있습니다.

그 대답을 찾아야 이 책들을 이해한 것입니다.

여호수아기는 1,6-7절만 읽으시면 파악이 됩니다.

모세가 죽은 다음 하느님께서 모세의 시종이던 여호수아에게

이스라엘 백성의 통수권을 맡기시며 하시는 말씀입니다.

“내가 이 백성의 조상들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을 이 백성에게

상속 재산으로 나누어 줄 사람은 바로 너다. 오직 너는(…)

나의 종 모세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율법을 명심하여 실천하고,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

여호수아가 할 일은 요르단 강을 건너 저 땅에 들어가 정복하고

이스라엘 열두 지파에게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실제로 여호수아기의 내용을 보면 1-12장은 가나안 땅의 정복을,

13-21장은 그 땅의 분배를 이야기합니다. 22-24장은 맺음말로 볼 수 있습니다.

영토 정복 과정은 다음 주에 볼 것입니다. 어쨌든 여호수아는

이제 요르단 강을 건너 영토를 정복하러 갑니다.

그런데 영토를 정복할 여호수아에게 하시는 다음 명령은,

군대를 모으고 군사 훈련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모세의 율법을 어김없이 잘 지키라고, 그러면 모든 일이 잘되리라고 말합니다.

물론, 영토를 얻게 되리라는 뜻이지요. 여기서 말하는 모세의 율법은 무엇보다

모세가 신명기에서 가르친 것, 곧 이스라엘에게 하느님은 한 분뿐이시고

그분만을 섬겨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분만을 사랑한다면

이스라엘은 신명기의 축복대로 그 땅을 차지할 것입니다.

여호수아는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했고 그래서 땅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영토 정복이란, 한번 땅을 얻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나안 땅에 본래 살고 있던 이들이 그 후로도 끊임없이 침범할 것이고,

이스라엘은 땅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서 여호수아는 유언을 남깁니다.

통수권을 받을 때에 들었던 하느님의 말씀과 똑같은 내용입니다.

율법을 어김없이 잘 지키라는 것입니다(여호 23,6). 여호수아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그 땅을 잃어버릴 위험이 있음을 경고합니다.

여기서 잠시, 여호수아기가 작성된 시기를 기억해 봅시다.

여호수아가 아직 살아 있던 시대라면, 여호수아기 23장의 유언은

미래를 위한 경고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호수아기는 그때 쓴 것이 아닙니다.

여호수아기가 작성된 유배 중 또는 유배 후 시대에,

 땅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장차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여호수아의 유언은 그 과거의 체험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호수아기의 핵심 주제는 땅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영토 정복의 과정을 말하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이스라엘이 그 땅을 잃어버린 이유를 말해 줍니다.

모세의 율법에 충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땅을 잃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한 분이신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고 다른 신들을 따라갔기 때문에 쫓겨갔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스라엘 백성을 그 땅으로 데리고 들어간

인물 여호수아는 그 답을 말해 줍니다.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남 없이 모세의 율법을 실천하는 것,

 다시 말하면 신명기의 가르침대로 마음을 다하여 한 분이신 하느님만을 사랑하는 것,

그것이 그 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스라엘이 해야 할 일입니다.

유배의 상황에서 여호수아기는 이스라엘에게 희망을 줄 수 있었습니다.

땅을 차지하고 소유하는 것은 무력에 달린 것이 아니라 주님께,

토라에 대한 순종에 달린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땅은 주님께서 주시는 것입니다.

“정녕 저희 조상들은 자기들의 칼로 땅을 차지하지도 않았고(…)

오직 당신의 오른손과 당신의 팔, 당신 얼굴의 빛이 이루어 주셨으니

당신께서 그들을 좋아하셨기 때문입니다”(시편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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