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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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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천사의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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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죄


                       -  김산춘 요한(서강대, 철학과)신부  -

그리스도교에서는 악마를 타락한 천사로 보고 "죄" 때문에 타락했다고 말합니다.

인간은 보통 육 안에 뿌리를 내린 죄에 사로잡혀,

거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종종 절망합니다(로마7장 참조).

그런데 '육체가 없는 정신'인 천사는 이러한 육욕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천사가 지었다는 죄는 무엇일까요?

천사도 죄를 지을 수 있다는 말인가요?

오늘은 이나가키 선생의 <천사론>제 6장을 읽어 가면서 이 문제를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악의 궁극에 있는 것

 

*물론 천사도 죄를 짓습니다.

천사의 의지가 결코 영원법永遠法,즉 그의 행위가 올바름의 규준이나 규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천사는 자신의 주의를 그 영원법으로 향하지 못했던 것일까요?

"왜 천사는 (그리고 인간은 ) 죄를 범하는가 하는 물음은 최종적으로 이 수수께끼로 향하고 있다.

이 물음은 억누르기 어렵고 피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그것에 대한 대답이 없다는 것이 유일한 대답이다.

왜냐하면, 스스로의 행위에 규준 및 규칙인 영원법에로 주의를 향할까

하지 않을까 하는 천사의 (그리고 인간의) 의지의 자유에 속한다는 것이

이 물음에 대해서 우리가 말할 수 있는 모든 것이며, 그것은 '왜' 물음에 대한 답이 되않기 때문이다".

캔터베리의 안셀무스도

"왜 악마는 원하지말아야 할 것을 원하여 정의를 포기 했는가?"라는 물음에

"단지 원했기 때문이라는 이유 밖에는 없다."고 답함으로써,

이 문제가 인간의 이해와 표현을 넘어서 있음을 보여 줍니다.(<악마의 타락에 관하여>제27장 참조)

 

오만의 죄


천사가 지은 죄의 근원에서 영원법에 대하여 주의하지 않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천사는 여전히 주의하지 않기로 선택하고 실행함으로써 그가 따라야 할 규준과 규칙을 거스릅니다.

 그것은 하느님의 의지를 무시하고 스스로 그 위에 서 보려고 하는 것, 즉 오만의 죄였습니다.

오만이야 말로 '모든 죄의 시작'(집회 10,13)이며, 첫 번째 죄 또는 가장 순수한 형태의 죄입니다.

이나가키 선생은 우리 죄의 본질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악마의 유혹에 동하여 범한 죄는 다름 아닌 이러한 오만의 죄였다. 

약함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탁월성 때문에 범한 죄, 천사나 인간이 자기의 정신적인 탁월성을

무질서한 방식으로 욕구할 때 범하는 죄인 오만에 대하여 생각하는 것은

우리 사이에 퍼져 나가는 인간의 죄에 대한 이해에 새로운 빛을 던져 준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느님 같이

 

그리스도교의 오래된 가르침에 따르면,

어떤 천사들은 실제로 하는님의 은총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지복至福을 거부하며

'하느님같이' 되기를 추구하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 거꾸로 '하느님과 함께 있는' 상태에서 전락하여 악마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상위 上位의 천사들과 하위下位의 천사들 가운데

어느쪽이 죄를 범했는가 하는 논쟁입니다.

하위의 천사가 더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것은 그리스 교부인 다마스쿠스의 요한입니다.

하지만 라틴 교부인 대그레고리우스는 오만으로 이끈 동기가 탁월성이라는 점에서

상위의 천사가 더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토마스 아퀴나스 또한 죄는 약함보다는 의지의 자유로운 선택에 기초하고 있기에,

죄를 적극적으로 이끄는 동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대그레고리우스의 편에 섭니다.

여기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또한 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통찰할 수 있습니다.

"현대인은 스스로 약함, 그리고 궁극에 있는 자기의 유한성의 자각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하느님 같이'를 추구한 최상위의 천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실제로 현대인은 '하느님 같이' 되는 것을 요구하기는 커녕, 

'하느님의 죽은'을 자명한 인간학적 테제로 받아들이고,

모든 존재는 '나는 생각 다'는 자기 의식에 의존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암묵적으로 스스로를 하느님의 자리에 앉힌다. 과거 천사가 지은

오만의 죄도 현대인의 자기 신화自己神化 앞에서는 빛이 바랠 지경이다."

확실히 현대인의 오만함(hybris)은 자연환경을 크게 악화하고 파괴하며,

인류의 존속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근본적인 원인은 지금까지 보았듯이, 하느님의 존재를 주변에 둠으로써

자신의 자유를 왜소하게 만드는 - 이것이 곧 인간의 자기 소외'입니다.

어리석음에 있습니다.

인간의 자유란 유한한 선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전선全善 그 자체이신 하느님께 그 자신을 여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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