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얼굴

어느 날 묵주에 달린 예수님들이
한 자리에 모이셨습니다.

그런데 묵주에 달린 예수님들의 모습과 건강 상태는 다 달라 보였습니다.

한 예수님은
얼굴이 노랗고 어지럼증에 시달려 괴로워하고 계셨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 보니
묵주 주인이 자동차 안의 백미러에
부적처럼 묵주를 매달아 놓아
늘 차멀미에 시달린다는 것입니다.

다른 예수님은
편도선과 가래로 고생하고 계셨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주머니 속에 갇혀 있어
오랫동안 먼지와 함께 있다 보니 그랬답니다.

또 다른 예수님은
온 몸이 녹슬어 계셨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묵주통에
긴 시간 동안 담겨 있다 보니 그랬답니다.

그 옆의 예수님은
근육이 마비되는 듯한 고생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서랍 속에 다른 물건과 엉켜있는 바람에 제대로 몸을 움직이질 못해 그랬답니다.

심지어 얼굴이 팅팅 불어 계신
예수님도 계셨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물어보니
그 예수님은 주머니 속에 넣어진 채
세탁기에 돌려져서 온 몸이 팅팅 불으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 예수님은
얼굴이 뭉그러져 형상조차 없는데도
왠지 모를 빛을 발하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궁금해서 물었더니
이 예수님은 어느 할머니의 묵주로 계셨는데
늘 매일같이 아주 열심히 기도하시면서 예수님의 얼굴을
하도 매만지는 바람에 얼굴이 닳아
형태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묵주에 달린 예수님은
너무도 행복해 하고 계셨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갖고 있는
묵주의 예수님은 어떤 모습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