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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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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자루 안의 모래와 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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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루 안의 모래와 같네!
(엠마오로 가는길 송현신부)

 

 

중세 때 한 수도자가 중죄를 범했습니다.

장상들이 모여 의논한 끝에 죄를 판단해줄 아빠스를 본원에서 모셔오기로 했다.

이에 사람을 보냈으나 그런 일에는 가고 싶지 않다는 아빠스의 답변이 되돌아왔습니다.

장상들은 모두들 현명한 판단을 기다린다며 재차 전갈을 보냈습니다.

거듭되는 부탁에 못 이긴 아빠스는 그 수도원으로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구멍이 난 낡은 자루에다 모래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러고는 어깨에 둘러메고 길을 떠났습니다.

그를 마중 나온 수도자들이 자루를 가리키며 물었습니다.

 

사부님. 대체 이게 뭡니까?

아빠스가 대답했습니다.

이 자루 안에 담긴 모래가 나의 죄와 같다네!

내 죄가 내 뒤로 계속 흘러내리고 있는데도 나는 그것들을 보지 못하고 있다네!

이 말에 무언가를 깨달은 그들은 죄지은 수도자를 말없이 용서해주었습니다.

  

죄지은 수도자와 오늘날 우리와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그 수도자의 죄는 겉으로 드러났지만 우리 죄는 드러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과연 우리 가운데 어느 누가 다른 이를 향해 손가락질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우리 역시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가 필요한 사람이 아니겠습니까.

내 안에도 에덴동산에서 나뭇잎으로 앞을 가린 원조의 수치심이 있습니다.

  

물질과 쾌락을 하느님 자리에 놓았던 노아 시대의 욕망이 있고.

형제를 살해한 카인의 분노가 있습니다.

인간 만는의 신조로 쌓아올린 바벨탑의 오만이 있고.

요셉을 질투하던 형제들의 시기가 있습니다.

신하의 아내를 범하고 그를 죽인 다윗의 욕정이 있고.

선과 악을 동시에 취하려던 유다의 위선이 있습니다.

자신이 의인으로 남기 위해 예수님까지

단죄한 이들의 회칠한 의로움도 내 안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라틴 격언이 알려주는 바대로.

남들은 자주 용서하고 자신은 결코 용서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서 남을 향해 들었던 손가락을 자신에게로 돌릴 줄 알아야 합니다

실상 주님을 향한 믿음도 여기에서 비롯되며

구도와 구원의 길도 여기서부터 시작됩니다.

인간은 천사도 아니요 악마도 아닙니다.

그러나 인간은 천사가 될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자신이 죄인임을 깨달아 주님의 자비를 구한다면.

그는 하늘 위로 올라갈 것입니다.

반면 남의 허물과 결점만을 지적한다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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